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한국 영화 최초로 받았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21개 작품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을 꿈꾸던 소심하고 어리석은 영화광이었는데 이렇게 트로피를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상상을 못했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주연 배우 송강호를 무대 위로 불렀다.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모든 대한민국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또한 봉 감독은 수상자 공식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이다. 칸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큰 선물을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했다.
한편 ‘기생충’은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의 영화로, 오는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수상 내역 ▲황금종려상: '기생충'(봉준호 감독) ▲심사위원대상: '아틀란티스'(마티 디옵 감독) ▲감독상: '영 아메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여우주연상: '리틀 조'(예스카 하우스너 감독) 에밀리 비샴 ▲남우주연상: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심사위원상: '레 미제라블'(라지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각본상: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샴마 감독) ▲특별언급상: '잇 머스트 비 헤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제1회 칸영화제는 1946년 9월 20일 개최되었다. 오늘날 칸영화제는 국제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매년 5월 2주간에 걸쳐 펼쳐지며, 시상 부분은 황금종려상ㆍ심사위원대상ㆍ남우주연상ㆍ여우주연상ㆍ감독상ㆍ각본상 등의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황금카메라상, 시네파운데이션 등으로 나눠져 있다.
우리나라 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가 특별부문상을 수상했고,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우리나라 영화사상 처음으로 1999년 제5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였으며, 그 해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 부문에 출품하여 우리나라 영화사상 최초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2004년 제57회 때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대상을, 2007년 제60회 때는 “밀양(이창동 감독)”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2009년 제62회 때는 “박쥐”의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2010년 제63회 때는 “시”의 이창동 감독이 각본상과 “하하하”의 홍상수 감독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2011년 제64회 때는 “아리랑”의 김기덕 감독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2012년 “서클라인‘의 신수원 감독이 비평가주간 카날플뤼스상을, 2016년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을 각각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