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은배의(忘恩背義)와 유승민 의원
망은배의(忘恩背義)와 유승민 의원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10.2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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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상현 인문학교수,칼럼니스트
사진 장상현 수필가
사진 장상현 수필가

 

지난 10월 21일자 J일보에 의하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반(反) 문재인하자고 어영부영합치는(자유한국당과)일은 없을 것”이라하고, 이어서 “죽을 각오로 혁신하고 미래비젼을 제시하며 보수재건에 합의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다.

  그의 이런 발언을 볼 때,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당(한국 당 전신)을 배신하여 탈당하고, 새로운 당(바른미래 당)을 창당했으며, 다시 그 당을 탈당하여 또 새로운 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다.

  망은배의(忘恩背義)란 말이 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한다.’는 말과 같다.

 

  조선의 역사에 큰 상처를 남긴 사건중의 하나가 “계유정란(癸酉靖亂)”이다.

여기서 우리는 조선의 영재라고 하는 신숙주(申叔舟)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7개국어를 유창하게 구상 할 만큼의 훌륭한 영재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정의를 배반하고 영달을 위해 망은(忘恩)을 했음에 후손들에게 배신자로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세인(世人)들은 야채 중에 잘 상하는 나물을 오죽하면 숙주나물이라고 했겠는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사 이래 인간의 도리로써 지켜야할 다양한 덕목들이 강조되어 왔다. 그 가운데에서 신의(信義)라는 덕목이 있다. 이것은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인간관계를 잘 맺고 훌륭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매우 중시되어 온 덕목이다.

  그래서 신의(信義)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즉 사람 사는 세상을 온전히 지탱해 주는 뿌리와 같으므로 신의(信義)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할 귀중한 가치로 받아들여져 왔다. 이로 인하여 옛날부터 배신은 성현들이 항상 경계해야할 죄악(罪惡)으로까지 여겼던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론분열의 소용돌이 속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물론 경제, 안보, 외교,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이 후퇴하고 있고, 연일 보도되는 우리 사회는 멍들고 국민들의 고통호소로 일색 되는 양상이다.

  이런 마당에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과 뜻을 같이하여 단결하여도 후퇴하는 대한민국을 지탱하기 어려운 판국인데 유승민 의원은 또 다시 자신의 생각만을 위하여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배반의 찬물을 끼얹으려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의 정책구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이어지는 배신(背信)자체를 역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순간 국민이 대동단결하여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아놓고 자기정책구상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인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책과 미래비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 자신만을 생각하고 말로만 외치는 정치적 구상의 제시가 국민에게 어떤 희망을 줄 것인가!

 

  역사를 들여다보면 충신(忠臣)도 많고 의인(義人)도 많다. 하지만 일신의 영달과 야심을 이루기 위해 나라를 망친 인물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 당나라 현종(玄宗)때 ‘안록산(安祿山)’은 군주를 배신하고 나라까지 망하게 한다.

그의 출세는 누가 뭐라 해도 현종의 사랑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거병하여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현종이 제위에서 물러나게 하는 치욕을 안겨주었다. 더욱이 나라까지 망쳐 수많은 민중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다.   오직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은혜를 저버린 ‘안록산’을 통해, 우리는 “보은(報恩)하면 살고, 배은(背恩)하고 나라를 망친 대 죄인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심판받는다.”는 교훈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유승민 의원은 통합과 단결에 방점을 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두 번의 배신은 세 번의 배신으로 이어져 후세까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