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爲政者)는 서민(庶民)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글 염재균 병역명문가/수필가

2019-04-07     도움뉴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5년도 되지 않아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으로 전국토가 황폐화 되어, 먹고 살길이 막막해지자 화전(火田)을 일구고 개간을 하여 작은 농토로 어렵고 힘든 시절을 간신히 연명해왔다.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해 여기저기 다니면서 먹을 것을 구걸하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거지들이 많이 생겨나고 남의 집에서 일을 해주고 식량을 제공받는 머슴살이를 하는 등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이처럼 가정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대가족 사회인 60-70년대 시절에는 우리의 주식인 쌀이 귀해 보리밥에다 주로 나물을 듬뿍 넣어 먹거나 수제비를 만들어 해결하였다.  

농업이 주된 시절에 배고픔이 계속돼왔다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들으면 ‘라면이라도 먹으면 되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대부분이 소작농이고 인력으로만 하는 일이라 능률이 오를 수 없어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어 봄철이 되면 식량이 거의 떨어져 보릿고개라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금은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서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질 않는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고 예전에는 용돈이나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요즈음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있던 인력마저 줄이거나 없애고 가족경영으로 체질을 바꾸거나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 

취업을 했더라도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어서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보다 낮은 보수의 차별과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것을 방송을 통해 보아왔다.  

중산층에서 서민으로 내몰린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구하기도 힘들고 물가나 세금은 오르기만 해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반면에 상당한 재산을 가진 사람들은 서민들의 고통은 도외시 하고 재산을 타인의 명의로 해놓고 있다가 공직후보자 검증에 걸리면 그때서야 부동산 실명거래법에 위배되어 내지 않았던 세금을 납부하고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2019.3.28.) 한 자료에 의하면 20대 국회의원들의 지난해 재산변동 상황이 2명 중 1명꼴로 재산이 1억 원 이상 증가하였고, 다가구 주택을 보유한 의원도 상당수라고 한다.

대다수가 서민들인 국민이 보기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보다는 잿밥에 눈이 멀어 부(富)에만 치중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권력을 가진 목민관이 백성들을 착취함을 풍자한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시가 생각난다. 이몽룡은 암행어사가 되어 자기의 고향인 남원고을 사또에 대한 부정과 비리를 포착하고 변 사또의 생일날 출두하여 화려한 생일상 잔치를 보고 다음과 같이 풍자하며 꾸짖고 있다.

金樽美酒千人血이요 玉盤佳肴萬姓膏라 燭淚落時民漏落이요 歌聲高處怨聲高라.(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만성고 촉루낙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 ‘금 술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백성들의 피요,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살점이라. 떨어지는 촛농은 백성들의 눈물이요 노랫가락 커질수록 원망소리 커지네.’라는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목민관이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암행어사가 파견되어 민심을 파악하고 목민관의 잘잘못을 시정하였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민의를 대변하는 국민의 대표로 국민들이 불편해하거나 어려운 점을 예산을 반영하거나 법령을 제. 개정하여 모두가 잘 살 수 있도록 하여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밤을 새워가며 국정을 논해도 부족할 텐데 할일은 하지 않고 서로가 잘났다고 정쟁만 일삼고 있으니 나라가 어려운 지경에 빠져있어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들이 아는 정보를 이용하여 부를 축척해 재산을 늘리고 국민들은 양반이 부리던 하인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여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나팔수처럼 외치고 있으면서 놀부마냥 뒤로는 재산을 불리고 있다.    

요즘 국회의원에서 장관이 되려고 하는 분들에 대한 후보자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방송이나 신문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부동산 투기, 꼼수 증여, 위장 전입, 자녀 특혜채용 등 편법과 부정을 일삼은 전력이 드러나 과연 이들이 국민들에게 봉사할 적임자인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울분을 금할 수 없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권력과 권한을 휘두르고 시급한 법안처리나 민생법안을 미루기만 그곳은 국민들의 원망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아니면 귀를 막고 있는지 미세먼지 문제, 청년실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결혼 및 출산율 저하 등 근본적인 대책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예산 등 자기들 민감한 문제는 어찌나 손발이 잘 맞는지 밀실에 모여앉아 야합하여 국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을 자기들 입맛대로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의 편에서 서서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도 타보고 시민이나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재래시장에 가서 상인들에게 물건을 사면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현장체험을 통하여 힘이 약한 국민들에게 시급한 민생법안이나 예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서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국민의 대변인이자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의 대표자인 것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안다고 한다. 경험해보지 않고 눈으로 보지 않고는 서민들의 속 타는 마음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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