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팔순의 현역… 5000명 어르신에게 ‘내일(My Job)’을 찾아주다”

대전시청 33년 공직 후 ‘노인 일자리 전도사’로 변신한 송인규 대덕구시니어클럽 시니어컨설턴트 직접 기업체 뛰며 연간 200명 취업 성사… "일자리가 곧 노년의 자립이자 최고의 복지"

2026-10-12     하을호 기자

올해로 팔순을 넘긴 나이.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시기지만, 대전 대덕구시니어클럽의 송인규(81) 시니어컨설턴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대전시청에서 3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명예롭게 퇴직한 그는 곧바로 노인 일자리 현장에 뛰어들었다. 대전 서구노인회 노인일자리센터장(8년), 대전광역시연합회(4년)를 거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중부지역본부 시니어컨설턴트로 활약하며 그가 지금껏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연결해 준 어르신만 무려 5000여 명에 달한다.

송 컨설턴트의 무기는 온화함과 발품이다. 젊은 시절부터 몸에 밴 겸손한 성품은 동료와 상하급자 모두에게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현장에서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은 패기를 뿜어낸다. 2019년 대덕구시니어클럽에 스카우트된 이후, 그는 경비업체와 건물 미화원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백방으로 뛰며 기업체 대표들을 직접 만나 설득해 왔다. 그 결과 대덕구에서만 1800여 명의 일자리를 연계했고, 매년 200명이 넘는 어르신이 그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명함을 얻고 있다.

현장에서 겪은 수많은 사례 중에서도 송 컨설턴트의 가슴에 가장 깊이 남은 훈훈한 일화가 있다. “과거 고속도로 휴게소 환경미화원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죠. 한국도로공사를 직접 찾아가 일자리를 발굴했습니다. 당시 월세 낼 돈도 없어 막막해하던 한 어르신을 현지에서 숙식하며 월 200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는 휴게소 일자리에 취업시켰습니다. 그 어르신이 몇 년간 성실히 일해 전세금을 마련하고, 이후 일반 직장으로 이직했을 때 느낀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안타까운 순간도 있다. 어렵게 좋은 자리에 취업을 연계해 주었으나, 과거 젊은 시절의 화려했던 경력만 상기하며 현재의 본분을 망각하고 허세를 부리다 일자리를 잃는 경우다. 노인 일자리의 핵심은 경제적 자립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그의 진가(眞價)가 발휘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덕구 중리동에서 찾아온 유지백(67) 씨와의 상담 자리였다. 유 씨는 이전 경비원 근무 당시, 아파트 계단에 반려견의 오물을 방치하는 주민에게 십여 차례 정중히 협조를 구했다가 도리어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당해 억울하게 해고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유 씨의 하소연을 조용히 경청하던 송 컨설턴트는 따뜻하지만 뼈 있는 조언을 건넸다. “아침에 참으면 하루가 편안하고, 하루를 참으면 한 달이 편안해집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연륜이 필요합니다. 상심이 크겠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금년 안으로는 반드시 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오랜 공직 경험과 지역사회 활동을 바탕으로, 노인일자리 발굴부터 취업 연계, 참여자 사후 상담까지 책임지는 시니어컨설턴트. 어르신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를 돕는 그의 발걸음은 오늘도 대전 곳곳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