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지붕위를 날다
자전거 지붕위를 날다
  • 도움뉴스
  • 승인 2019.02.27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김유성 카페

 

 

 “자전거요?” 원장 수녀가 놀라서 소리쳤다.

 “네. 저도 놀라서 한참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낡은 자전거 한 대가 빙빙 지붕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어디서 본 듯한 자전거였지요. 

기억이 가물거리는 가운데 가슴 한 편이 서서히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가슴을 움켜쥐면서 그 자전거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그만 꿈이 깼어요” 

  “아. 참 기묘한 꿈이군요. 무슨 암시 같은 거 같기도 하구요.” 원장 수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 본적이 없는 산 이었어요. 용과 닭을 본 것도 참 이상하구요. 

마지막 장면의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자전거는 어디서 본 듯한데 알 듯 말 듯 합니다.”  “자전거라면 수녀원에 오기 전에 탔던 자전거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오래전 기억이라 얼른 떠오르지는 않겠지만요. 그런데 용과 닭은 도통 감이 오지 않는군요.

” 원장 수녀가 자신의 꿈인 양 해석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말없이 수녀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각자 꿈에 대한 해석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안젤라 수녀가 걸음을 멈추면서 소리 질렀다.  

“ 아! 그 자전거다. 흐흑” 원장 수녀가 놀라 물었다.  “기억이 나시는 자전거인가요?”  “네. 여고 시절에 함께 타던 자전거예요.”

“함께라면 누구?” “대학생 오빠였어요. 남한강 둑길에서 나를 늘 태워주던 그 자전거... ”  안젤라 수녀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물을 주르륵 흘리기 시작했다. 

원장 수녀가 다가와 손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어깨를 토닥거려주는 원장 수녀의 품에 안젤라 수녀가 안겼다. 

목울음을 참느라 들썩거리는 그녀의 어깨를 원장 수녀가 한참동안 토닥거리고 있었다. 조금전까지 붉던 석양빛이 사라지고 도전리 산골에 어둠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했다.

                         ~ 제5회에서 뵙겠습니다~ 주) 본 작품에 인용된 인명, 지명, 배경은 본문 스토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