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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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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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복 극작가

붕 위엔 굉음의 차량 행렬 사면의 벽은 흔적도 없이 슈퍼 차들의 쉰 마이크 소리뿐   등굽은 할배들만 모여 앉아서 장군이냐 멍군이냐 우레소리로 한나라 초나라가 치고받는다

장이야 멍이야 포성이 일고 전장의 포연은 맴돌아 흩날리고 총성마저 머무른 이곳에는 병졸들의 시체만이 나뒹군다

 살을 외접는 초동에 찬바람에도 등굽은 할배들은 제 그림자를 밟고 긁히어 찌든 장기 판가 쓸어진 병졸들만 살을 외여접는 겨울바람의 이불을 덮고 해 저문 하루의 일과를 접고서 오늘도 할배들은 팔짱을 낀 채로 육교 밑의 경노당은 저물어 간다.  

* 도시 속 육교 다리 밑에서 모여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의 장기놀음 모습들은 보면서 오갈 곳 없어 시끌하고 찬바람에 추위도 잊은 체 어울려 지내는 노인들의 일상 단면을 묘사한 것임   

 

사진 김용복 극작가
사진 김용복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