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심사평
산문심사평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5.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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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복 극작가

 산문이란 운율이나 음절의 수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소설, 수필, 편지, 일기, 희곡 등을 말한다. 이번 청소년 글짓기 현상공모에도 소설, 희곡, 수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작품들이 응모 되어 즐거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산문은 언어를 매개로 하여 자기 마음을 직, 간접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자아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 다가온 4차 산업시대는 인공지능, 로봇, ICT 등 융합을 통한 기술 혁명이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시대다. 그러나 최고의 인공지능을 가진 알파고는 감수성이 없다. 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즐거워하지 못한다. 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고, 그것은 문학을 통하여 나타낼 수 있다.

 

 이번 청소년 글짓기 모집에서는 의외로 소설이 많았고 희곡도 두어 편 응모 되어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대상으로 뽑힌 김시내 양의 ‘그리움 한 마리“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보육원으로 운반된 채‘ 꿋꿋하게 사는 시내 양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아버지가 떠날 때 물고기를 남기고 떠났는데 그 물고기 한 마리를 보고 살아가는 것을 ”그리움 한 마리“라는 제목으로 달았다. 그리고 젊어서 남편을 잃은 엄마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남의 집 욕실에 타일을 깔기도 하며, 때로는 전단지를 뿌려가며 힘들게 살다가 결국 엄마마저 잃고 보육원으로 가서 현재 살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리되 사춘기 소녀로서 겪고 있는 힘든 일을 특유의 개성적인 서사와 묘사를 통해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있다. 김시내 양은 글 쓰며 울고, 나는 심사하며 울고. 그렇게 울지 않고는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내야, 아빠 엄마는 떠나시면서 우리 시내 양에게 글 잘 쓰는 능력을 선물로 주고 가신 것이다. 그래서 그 선물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글 잘 쓰는 소녀로 성공하기 바란다.

 

 두 번째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 강예진 양의 ‘숲’이다. 장래 문제로 엄마와 갈등을 겪는 오빠 이야기를 곁에서 지켜보며 썼는데 역시 서사와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예진 양의 오빠는 종이랑 연필 하나만 있으면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미술을 좋아했고, 엄마는 공부도 학교에서 1, 2등을 하는 아들이기에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데서 생기는 엄마와의 갈등을 그렸다.

  오빠는 효자다. 그래서 졸업하기까지 엄마 말씀대로 공부 열심히 하여 우등생으로 졸업하였다. 그리고 오빠는 드디어 엄마에게 폭탄을 터뜨렸다.

‘3년 동안 엄마 말 잘 들었잖아요?“

 

 제목 ‘숲’은 졸업 후 집을 나간 오빠가 개척해야 할 힘든 세계인 것이다. 예진양의 글을 읽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독서를 했으면 이처럼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으로 뽑힌 김시내 양의 글과 우열을 가리기에 힘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혼자 살아갈 시내 양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결심’이 우열을 가리는 잣대로 작용했던 것이다. 앞으로 시내 양과 예진 양, 정다운 자매가 되어 좋은 글 많이 쓰기 바란다.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자아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14일

심사위원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세종TV 주필 (심사평)

박종국 수필가, 문학사랑협의회 회장

 

 

사진 김용복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