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안전한 제품이 환경에도 무해하다 믿는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박성희 대표가 최근 일을 냈다.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대표 브랜드인 아세즈(Assez) 주방 세제가 국내 최초로 유럽 에코서트(Ecocert)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착한 제품, 착한 기업으로 깐깐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을 찾아가 봤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결실 ‘아세즈(Assez)’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사무실에 들어서자 따뜻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서체의 족자 하나가 눈에 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아세즈」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대표 브랜드다.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은 환경에는 물론이고, 인체에도 친화적인 원료만을 고집스레 사용하는 에코기업으로, 아세즈 주방 세제는 최근 유럽 에코서트 인증까지 받아 더욱 핫한 제품이다. 에코서트 인증은 유럽의 대표적인 친환경 인증의 하나로 1990년대 초 프랑스·벨기에·독일 3국의 관련 기관들이 환경에 대한 인식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설립한 인증기관이다. 그만큼 심사 기준도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천연원료라고 해도 원산지의 주변 환경부터 농법, 제조공정, 생분해성이나 환경독성, 인체 무해 성분 등 평가항목들에 하나라도 어긋나면 통과할 수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기 때문이다. 제품 용기 및 라벨까지 친환경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 이러한 까닭에 에코서트 인증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이에 에코서트 인증에 대한 유럽인들 자부심도 높다.
이를 아세즈 주방 세제가 국내 최초로 일궜다. 대행 기관조차 없을 만큼 에코서트 인증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가 않은 우리나라에서, 자본력도 넉넉지 못한 작은 기업이 이러한 결실을 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사건인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죠(미소). 원료 생산지의 물은 어떠한지, 라벨에 쓰는 염료가 친환경적 성분인지까지 상상 이상으로 꼼꼼하게 체크하더라고요. 에코서트 인증을 받기까지 무려 2년이나 소요되었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 제가 어릴 때는 이곳 대방천이 놀이터였습니다. 멱을 감고 수영해도 뭐랄 사람 없이 안전하고 깨끗했죠. 지금 아이들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이렇게 된 현실이 저는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제가 하는 노력들이 하나 하나 누적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도 자연을 친구 삼아서 뛰놀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궁금하다. 아세즈 주방 세제는 뭐가 다를까?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식물성의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천연 계면활성제는 세척력이 좋지 못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오렌지 추출 성분과 코코넛오일을 함유시켜 기름때도 걱정 없는 세정력을 구현했다. 형광물질 같은 유해 성분 또한 없어 맨손으로 설거지를 해도 피부자극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그뿐만 아니라 박성희 대표가 대학원 시절 개발한 산야초 유래 특허물질인 아미즈(AMIZ)가 천연방부제로 쓰이기도 했다.
04 -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건강한 미래를 책임지는 직원들
05 - 향료 개발을 위한 연구실
06 - 친환경 세제와 헤어&바디 샴푸, 탈취제 등의 아세즈 라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숭고한 고집으로 버티다
“주방세제뿐만 아니라 헤어&바디 샴푸, 항균탈취제, 에멀전오일 등 아세즈의 모든 제품에는 5가지가 없습니다. 합성 계면활성제, 합성방부제, 합성색소, 합성향료, 실리콘오일이 그것이죠.”
대학시절 한국유네스코학생회 동아리활동을 하며 환경을 위한 실천이 몸에 뱄다는 박성희 대표. 그렇다고 그녀가 처음부터 친환경제품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기업을 고객사로 ‘화인향료’라는 향료제조사를 운영했던 시절, 거래처 관계자로부터 낙농가의 산양유가 쓰일 곳이 없어 버려지고 있단 이야기를 듣고 산양유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과 비누, 막걸리를 제조했던 것이 시초였다.
“산양유 크림에 대한 반응이 좋아 산양유를 잔뜩 협력제조공장 측에 보내놓았는데 관리자가 보관법을 숙지하지 못해 산양유가 다 발효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는 육안으론 아무 이상 없어 보이니까 그냥 제품으로 생산했죠. 천연원료들을 다룰 때는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임했어야 하는데 몰라도 너무 몰랐어요. 이후 제품들은 전량 회수했고 고객들을 한 분씩 한 분씩 찾아가서 사과하고 보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박 대표는 빚더미를 떠안게 되었다. 하지만 뼈아픈 실패는 매서운 채찍이 되었고 뜨거운 동력을 낳았다. 박 대표는 모교인 숙명여대 생명과학대학원에 진학해 천연물질들의 제품화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했다. 현재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 대표가 친환경 제품을 고집스레 연구하고 생산하게 된 배경에는 또 하나의 스토리가 있었다. 국내 유명 대학병원들에서도 완치되지 않았던 딸의 동상이 골든호호바오일을 베이스로 한 오일을 바르자 말끔히 나았기 때문이다. 이 오일 역시 박 대표가 직접 제조한 것이었다.
“아세즈의 인기 상품 에멀전오일이 탄생하게 된 계기였죠. 새집증후군으로 생긴 우리 아이 피부질환에도 써봤는데, 아주 효과적이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윤추구보다 착한 제품 개발하는 데 주력하자!’ 결심했습니다.”
이유 있는 고집 안에 숨어 있는 그녀만의 아름다운 양심, 그게 오늘 날의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을 만든 저력이지 않았을까.
07 - (왼쪽부터) 박성희 대표, 신진교 지점장
가장 힘들었던 시절 선물처럼 찾아와준 IBK
박성희 대표는 힘들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IBK기업은행 영등포지점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15년 전쯤 외환거래를 위해 방문했던 타행에서 야멸차게 퇴짜 맞고 자존심이 상해 있었단다. 그러던 중 IBK기업은행 영등포지점에서 사람들이 찾아왔다.
“직원이라고는 저를 제외하고 한 명뿐인 시절이었는데, 저희 회사를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거래를 제안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사정을 전부 말씀드렸더니 걱정 말라고 하시면서 하나부터 열까지를 다 도와주셨어요. 그때 뵀던 박 과장님! 잘 지내시죠? 퇴직하신 걸로 들었는데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저를 알아봐 주신 박 과장님 은혜와 배려 때문에 제가 IBK기업은행의 손을 여태 놓고 있지 못한다니까요(웃음).”
그러자 신진교 지점장도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이 자연주의적인 가치관을 꿋꿋하게 지켜나갈 수 있게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그의 제안으로 박성희 대표는 올해 ‘IBK기업은행 여성 CEO클럽’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밖에도 IBK기업은행 영등포지점에서는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제품 홍보 채널 발굴 차원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함께하고 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게 해준 박성희 대표와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친환경제품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그저 고마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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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이소영 Photographs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