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방문의 해라면서 이럴 수 있을까?
대전 방문의 해라면서 이럴 수 있을까?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7.03 0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박찬일 비센바이오 감사실장
사진 박찬일 비센바이오 감사실장
사진 박찬일 비센바이오 감사실장

 

대전의 만년동 식당거리, 미역국을 보양식처럼 기름지고 맛있게 나온다고 소개 받은 식당. oo미역. 오늘은 80 넘으신 은사님 내외를 모시고 식사를 하고자, 은사님께 전화로 만남을 약속하고 장소를 알려드렸다. 

오후 5시경 만나기로 했는데, 20분 일찍 해당 식당 근처에 도착하여보니 길가에 나와 어쩔 줄 몰라 서 계시는 두 노인 부부를 보게 되었다. 바로 은사님 내외였다. 아이구 일찍 나오셨네..찌는 날씨에 더우실 텐데 왜 나와 계시지 궁금했는데, 얼핏 보니 은사님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고, 사모님은 은사님께 뭐라뭐라 중얼거리고 계셨다.

얼른 차를 주차하고 은사님께 반갑게 인사 드렸다. 은사님은 날 보시더니, “응.. 왔어?.. 여기, 여기 미역집 말고, 다른 곳에 가면 안 될까?” 라고 하신다. 그러나 사모님이 치매 4급 환자이시기도 하여,이왕이면 보양식 미역을 드시면 더 좋을 텐데, 미역을 별로 안 좋아하세요? 여쭸다. 그러나 잠시 말씀이 없으셨다. 그냥 옆 냉면 집이나 다른 식당으로 가시자고만 하신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어,무슨 일 있으신가요? 여쭸지만, “아니 그냥 냉면이 더 좋아.. 가자고..” 하시는데, 뭔가 석연치 않았다. 옆의 냉면집에 들어갔다. 상당히 큰 냉면집이고, 들어가면서 식당카운터에 은사님이 물었다, “저기, 제 처가 치매4급입니다. 냉면을 먹고 싶어서 데리고 왔는데, 괜찮은지요?” 그러자 카운터 여종업원은 미소 지으면서 “아 그럼요,별말씀을요, 혹시 불편하실 수 있으니 안쪽 창가 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곧 우리는 식당에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시원한 냉면을 즐겼다. 식사 후 은사님은 내게 말했다.

“사실 아까 oo미역집에서 쫓겨났어. 집 사람이, 오늘 날씨가 덥고 컨디션이 안 좋은지 기다리는 동안 큰 소리로 짜증을 몇 번 냈거든.그런데 종업원이 와서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나가달라고 얘기하기에 미안하지만 제 아내가 치매가 좀 있어서 미역국만 먹고 금방 나간다고 했는데, 그냥 나가달라고 계속 그러는 거야. 그래서..뭐 할 수 없이 그냥 집사람 데리고 밖에 나왔지. 날씨는 덥지만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멀리 갈 수도 없고 뭐 그렇게 있었던 거지”

은사님의 담담한 얘기를 들으면서 본인은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이런, 보양의 이미지로 서비스하는 큰 식당에서 큰 소리를 냈다고, 성치 못한 노인 부부를 거리로 내쫓다니…… 나의 가슴 깊은 속에서 왠지 모를 것이 끓어오른다. 더구나 아내가 치매 환자라 시끄럽게 되어 미안하게 됐다고 정중히 얘기를 한 분들을 인정사정 없이 몰아냈다는 것이, 창피함과 동시에 너무 섭섭하셨을까? 우리도 손님인데.

치매는 미친 것이 아니고, 보호자가 있다면 행동조절에 대한 관리도 가능하다. 우리 은사님께서는 본인도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항상 치매환자 사모님과 같이 어디를 가든 같이 다니신다.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어딜 가나 우리 ‘성자(은사님의 아내)’를 데리고 가는 것은, 언제 이 사람이 죽을지 몰라. 지금 차 한 잔 마시는 거라든지, 식사가, 이 사람과의 마지막 식사, 마지막 산책이라는 생각을 한다구.”

은사님께서 oo미역이라는 식당에서, 불쾌한 대접을 받고 얼마나 서운했을까, 철없는(?) 아내 앞에서 얼마나 면목이 없었을까, 미치거나 의도적인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쫓겨나듯이 식당에 사죄하고 나오셨다니, 그러곤 갈 데 없으니 땡볕에 서 계시던 상황의 모습이 내가 약속시간에 식당근처에서 뵌 모습이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앞으론 4만불을 내다보고 있고, 선진국 반열에 확실히 들어섰다고 많은 사람들이 반긴다. 경제뿐 아니라 문화에 대한 성숙도 역시 상당하다. 한류 코드가 세계화에 미치는 영향도 세계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소위 작지만 일류 세계국가로 돋아나고 있다. 어찌 그 뿐이랴, 여성에 대한 인권, 소수자에 대한 인권, 최저시급에 대한 부분 부분들의 디테일까지도 점차 완성도를 높이며 일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취급(?) 받지 못하는 사회관심이 있다.진정한 약자, 장애우. 장애우를 위한 관심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선진시스템을 도입하고 벤치마킹하고 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우들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과, 관용, 배려의 분위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선천적일 수도 있지만, 갑작스런 질병, 사고, 누구든 그렇게 될 수 있다. 친구, 가족이 그리 될 수도 있고, 본인 스스로가 그리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같은 동네, 같은 회사 직원끼리도 구성원이 불행한 질병, 질환에 걸리면 우리의 사회는 그 질환자에 대한 격려와 배려, 관용의 시각을 베풀기 보단, 본인과 본인의 환경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관심을 갖는 사회다. 약자에 대한 관용,배려, 사려. 그것은 사회 정신적 성숙도를 나타내며, 좋은 보험과도 같이 실제로 살기 좋은 삶을 꾸릴 수 안정적인 환경이기도 하다. 3만불, 4만불과 같은 물질지표의 의미와는 완연히 다른 지표인 셈이다. 그 나라, 그 지역, 그 사회가 어린아이, 노인, 여성, 장애우 등 약자에 대한 사회적 동등성을 추구하고자 노력을 기울인다면, 훨씬 넉넉한 곳이 되지 않을까, 본인 스스로 훨씬 나은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만이 아닌 정서, 문화, 사회적 측면에서도 선진국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그리 생각해본다.

또한 2019년부터 3 년간 대전방문의 기간이라고 대전시에서 공표한 것으로 안다. 실제 많은 외지인들이 대전을 방문하고 있다. 대전은 대한민국의 지리적인 중심이다. 동서남북 그 중간의 중앙에 대전이 위치해 있으며, 경부선, KTX, 통신,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주요 시설 망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그 뿐이랴, 대한민국 긴 역사 속에서 전라도/경상도/경기도/강원도 간의 지역정서의 한복판에도 대전이 있다. 이래저래 모범이 되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 대전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보다 많은 다양한 손님과, 방문객에 대한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외지인들에게 1차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 식당, 주점, 유흥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대전시와 산하기관들,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은 앞서 말한 선진화된 정서,문화, 사회에 있어 실천적 정신을 함양하고, 나아가 그것을 계몽해야 할 것이다. 방문자 모든 이에게, 넉넉하고, 배려와 관용의 마음으로 서비스 한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중앙인 ‘대전’의 자격은 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