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이도령(掩耳盜鈴). 김무성
엄이도령(掩耳盜鈴). 김무성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7.2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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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상현 수필가

 

사진 장상현 수필가
사진 장상현 수필가

 

  국회의원 김무성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掩耳盜鈴(엄이도령)이 주는 교훈을!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이다.

 곧 자신에게 들리지 않는다고 남도 모를 줄 아는 어리석음을 비유한 고사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의 범(范)씨 가문이 몰락하자, 어떤 사람이 종을 훔치러 들어갔다. 종을 등에 짊어지고 가려고 했는데 종이 너무 커서 짊어질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은 (종을 깨뜨려 조각내어 가져가기로 하고) 망치로 종을 내리쳤다. 종에서 천지를 진동 하는듯한 소리가 나자 다른 사람이 듣고 빼앗아갈까 봐 급히 자기 귀를 틀어막았다. 자기 귀에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하여 자기의 도둑질 행동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 후 취한행동이다.

 

  지하철 안은 대체로 조용하다. 모두들 고개를 아래로 하고 휴대폰만 들여다본다.

어느 한 사람이 이어폰을 꽂고 앉아 동영상을 보며 낄낄거리며 재미있는지 혼자 웃기도 하면서 즐기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루 살핀다. 그는 방귀를 참다가 동영상의 음악이 가장 시끄러운 대목에서 때는 이때다 하고 힘주어 한방 내 질렀다. 그런데 사방에서 눈총을 쏘는 것이 아닌가! 그 친구는 “어! 어떻게 알았지?” 이어폰을 낀 자기만 방귀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조선이 건국되고 안정세에 접어들 무렵 어느 날 태조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개국공신이 정도전을 불러 팔도(八道)사람들의 성격을 평(評)하도록 명하였다. 물론 정책에 반영코자 한 것은 아니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위해 참고삼아 한 것이다. 이에 정도전은 팔도를 구분지어 사람들의 성격을 풍수지리에 입각하여 평하여 아뢰게 되었다.

  그중 경상도를 ‘태산준령(泰山峻嶺)’이라 평하였으니 이는 곧 큰 산과 험한 고개처럼 선이 굵고 우직함에 비유하였다.(다른 지방은 생략)

 

국회위원 김무성(金武星)!

그는 태산준령성격의 가장 큰 도시 부산 태생이다.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엄숙함과 굵직한 목소리는 ‘새누리당’ 제2대 대표 최고위원 시절까지만 해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에게 위엄을 느끼게 할 외적인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계파갈등(친박, 비박)을 수습하지 못하고 이른바 옥새파동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참패 등을 거치면서 굵직하게만 보였던 선(線)은 어느덧 작고 가느다란 거미줄 같은 사나이로 인식되고,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중심에 서서 결국은 탄핵을 이끌어내며 사실상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혼란에 빠트리게 한,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를 시작하게 한 핵심인물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보다 더 파렴치한 행동은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난 뒤에 19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비박계의 구심점으로 활동하며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정치판을 개판으로 만드는데 주역을 맡았던 것이다. 그러나 2017년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지 채 1년도 안 지나서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외모로 볼 때 김무성 의원은 대한민국의 큰 정치인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는 대한민국의 15대~18대까지는 부산 남구-남구 을 지역의 국회의원이었으며 19대~20대는 영도구-중구·영도구의 국회의원으로 피선 됐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의(義)보다 이(利)라는 잔꾀를 부림으로써 대한민국 정치판을 개판으로 만드는 주역이 됐던 것이다. 

 

 

 김무성은 알아야 할 것이다.

(求利者 或得眼前之小利 而失後日之大利 求義者 或失眼前之小利 而得後日之大利)

이익을 구하는 자는 혹 눈앞에 작은 이익은 얻을 수 있지만 훗날 커다란 이익을 잃게 되며

의로움을 구하는 자는 혹 눈앞에 작은 이익은 잃을 수 있지만 훗날 커다란 이익을 얻게 된다는 선현들의 가르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