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백제의 부활 백제문화제
1500년 전 백제의 부활 백제문화제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7.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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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주억/ 자유기고가

 

 

 

금강 신관공원, 공산성 주변의 백제문화제 축제

 

1,500년 전 백재의 부활 백제문화제 1... (유성을 지나며) 2018. 10. 2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정책으로 한강유역의 한산성(漢山城)을 함락당하고 개로왕(蓋鹵王)마저 잃고 쫓겨 내려온 백제... 가장 무서웠던 적이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금강을 뒤에 두고 도성을 쌓았으니 바로 공주 공산성이다. 문주왕이 천도한지 64년 후 백제는 다시 부여로 도읍을 옮겼으니 성왕(聖王) 때의 일이다. 이때도 백마강을 뒤로 하고 부소산성에 도읍을 정했다. 이 공주와 부여는 찬란한 문화재가 속속 출토되어 백제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공주의 무열왕릉과 부여의 백제 향로(香爐)는 백제 문화의 진수(眞髓)를 보여주고 있다.

  경주의 신라문화제, 진주의 개천문화제와 더불어 전국 3대 문화제의 하나인 백제문화제... 격조 높은 백제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찬란했던 옛 선현들의 얼과 슬기를 드높이기 위해 매년 9월경 공주 공산성과 금강 신관공원, 부여 구드레 공원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 문화제는 1955년 백제대제라는 이름으로 백제 말 사비성이 함락될 당시 성충, 흥수, 계백의 3충신과 백제 망국의 원혼(冤魂)을 위로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1966년 공주가 동참하면서 양 도시에서 벌이고 있다. 이 축제가 열리는 공주를 9월 17일 여행을 떠났다.

  대전을 떠난 여행길... 멸망한 백제의 유림(儒林)들이 성(城)을 쌓고 살아 부르게 된 유성(儒城)을 지난다. 온천 특구로 지정된 儒城... 이 온천의 유래는? 신라와의 싸움에 끌려간 아들이 부상을 입고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좋은 약이란 약은 모두 구해다가 써 봤지만 효력이 없었다. 그래도 자식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른 아침에 약을 구하러 집을 나섰다. 집 앞을 지나 논길을 걷는데 다친 학(鶴) 한마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고통스럽게 울고 있었다. 鶴 곁에 가보니 학이 떨어진 자리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고 있다. 학이 떨어져서 뜨거운 물에 몸을 비비고 있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자기 아들을 생각하였단다.

  떨어진 학은 뜨거운 물로 한쪽 날개를 자꾸 적시더니 파닥거리다가 하늘로 날아갔다. 어머니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뜨거운 물을 떠 가지고 와서 아들에게 목욕(沐浴)을 시켰다. 아들의 상처를 따뜻한 물로 씻기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눈만 감고 누워 있었다. 그러기를 며칠, 이상하게도 바깥 상처에 딱지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저절로 딱지가 모두 떨어지더니 언제 앓았느냐는 듯이 홀가분하게 일어나는 것이었다. 이 유래에서 나오는 학을 형상화하여 높이 7m의 대리석으로 온천 탑을 세웠다. 현충원이 있는 삽재를 지나면 공주다. 

 

1,500년 전 백제의 부활 백제문화제 2... (동학사를 지나며) 2018. 10. 2

부여축제, 대백제가 부활하다! 백제문화제

 

 삽재를 넘으면서 왼편으로 동학사(東鶴寺)... 성덕왕 때 상원(上願)이 청량사(淸凉寺)로 창건하였다. 고려 때 유거달(柳車達)이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朴堤上)의 초혼제(招魂祭)를 지내기 위해 동학사(東鶴祠)를 지었다. 그리고 사찰을 확장한 뒤 절 이름도 東鶴寺로 바꾸었다. 이 절의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으므로 동학사라 하였단다. 조선 태조 때 길재(吉再)가 고려태조(高麗太祖)를 비롯한 충정왕(忠定王), 공민왕(恭愍王)의 초혼제와 정몽주의 제사를 지냈다. 그 후 이색(李穡), 길재 등을 추향(楸鄕)하면서 삼은단(三隱壇)을 지었다. 

  세조 때 김시습(金時習)이 三隱壇 옆에 단을 쌓아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내고 이어서 단종의 제단을 증설하였다. 세조가 동학사에 와서 제단을 살핀 뒤 단종을 비롯하여 정순왕후(定順王后), 안평대군(安平大君), 금성대군(錦城大君), 김종서(金宗瑞), 황보인(皇甫仁), 정분(鄭奔) 등과 사육신, 그리고 세조 찬위(簒位)로 원통하게 죽은 280여 명의 성명을 비단에 써서 주며 초혼제를 지내게 한 뒤 초혼각(招魂閣)을 짓게 하였다. 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招魂... 김소월 시인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처절한 슬픔이 생각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1902년 평북 구성군에서 태어난 소월 김정식... 3살 때 아버지는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정신 이상자가 되어 할아버지 집에서 아픈 상처를 가진 채 성장하였다. 이후 오산학교에 진학한 그는 3살 많은 누나 오순을 알게 되었다. 정식은 종종 오순과 마을 폭포수에서 따로 만나며 마음을 의지하였다. 정식이 14살이 될 때 까지 둘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일제강점기 하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연인(戀人)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정식은 14살이 되던 해에 할아버지 친구의 손녀 홍단실과 강제로 결혼하였다. 세월이 흘러 오순도 19살이 됐을 때 다른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단다. 
이후 둘의 연락은 끊겼지만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주던 오순을 잊지 못하였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3년 뒤에 오순은 남편의 의처증에 폭력으로 사망한 것이다. 정식은 아픈 마음을 안고 오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때 사랑했던 오순을 설움에 겹도록 부르고 기리며 적은 시(詩)가 초혼(招魂)이란다. 오순은 소월에 대한 상사(相思)의 아픔 때문에 대꼬챙이처럼 말라죽었다고 전해지는데 소월 역시 자살하였단다. 김소월 시인의 진정한 사랑을 가슴에 담은 감동적인 詩다.
1,500년 전 백재의 부활 백제문화제 3... (금강신관공원에서) 2018. 10. 2

   마암재를 지나면 청벽(靑壁)이다. 금강과 맞닿아 있는 산의 북쪽 사면이 병풍과 같이 100여 길의 큰 벼랑으로 이루어졌다하여 靑壁 또는 창벽(蒼壁)이라 부른다. 이 절벽은 금강이 지질 구조선을 따라 변경된 유로가 측방 침식을 하여 형성시킨 단애(斷崖)란다.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금강 굽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어 금강을 끼고 붉게 물드는 낙조(落照)와 청벽대교의 야경 등으로 금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볼 수 있다. 또 주요 시가지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북동쪽에는 충남 산림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축제장인 금강 신관공원에 도착한다. 신관은 공주의 신관동(新官洞)이다. 웅진성 퍼레이드, 백제 등불 향연, 백제마을인 미르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오늘 열린 인절미 축제... 공주가 인절미의 효시(嚆矢)임을 알려준다. 인조는 이괄(李适)의 난에 의하여 공주로 몽진(蒙塵)하였다. 인근의 부호(富豪)인 임(任)씨 집에서 가져온 콩고물에 무친 떡... 모두 이름을 몰랐다. 인조는 임씨 집에서 가져온 가장 맛있는 떡이라 하여 임절미(任絶味)라 하였다. 그 任絶味가 훗날 변하여 인절미로 바뀌었다.

  금강을 배후에 둔 공산성(公山城)... 표고 110m의 언덕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쌓은 산성이다. 백제 국력이 안정된 동성왕 때 축성(築城)한 것으로 추정한다. 백제 문주왕 때부터 사비(泗沘)로 옮기기 전까지 백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축조되었다. 성내(城內)에는 영은사(靈隱寺), 광복루(光復樓), 쌍수정(雙樹亭)과 비석, 주초석, 창고터, 연못터 등이 남아 있다. 비단길 같은 금강을 감아 휘도는 고풍스러운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1,500년 전 고대 왕국 대백제의 멋진 향취(香臭)가 가슴 속 깊이 전해온다.

  불꽃쇼에서는 음악과 조명, 레이저, 불꽃 등으로 백제의 춤과 노래를 표현하였다. 혜성(彗星)처럼 올라가는 불꽃, 음악에 맞춰 터지는 컬러분수 불꽃 등 다양한 종류의 불꽃과 함께 금강 상공에 인공 달을 연출함으로서 절정을 이루었다.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와 부여... 그 어디보다도 백제의 역사를 깊이 간직한 고장이다. 망한 나라의 역사는 모질게 짓밟히기도 하거니와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또 큰 전란(戰亂)을 겪으면서 제자리에서 목숨을 부지한 유물(遺物)과 유적(遺跡)들은 손으로 꼽기에는 모자랄 정도이다. 오늘 여행길... 대전으로 돌아오면서 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