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불매 운동의 또 다른 의미
일제불매 운동의 또 다른 의미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8.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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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민우 아성산업개발 대표
사진 현민우 아성산업개발 대표
사진 현민우 아성산업개발 대표

 

 아베 총리의 대 한국 무역보복조치 발표 이후 국내에서 대대적인 대응책이 발표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있지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민간 주도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국민운동이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있다. 처음에는 미미하게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날이 거듭될수록 급확산 되면서 이제는 범국민운동으로 정착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 그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정도로 파장이 커졌다.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안긴 교훈은 의외로 크다. 그 첫째가 우리 경제의 기술의존도가 아직도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전 국민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저 막연하게 일본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소재산업 분야가 많아 일본이 그 부분의 수출을 틀어막으면 한국경제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래서 뒤늦게 기술개발을 통해 일본의 기술속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도 이번 일을 계기로 기술투자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기술한국의 입지를 더욱 굳혀야 함을 모든 국민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 제품이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비로소 깨달았다는 점이다. 소소한 생활용품부터 시작해 각종 기계나 장비,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많은 일본제품이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일본에 수출하는 품목은 대단히 한정적이고 수출액도 적지만 역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수와 액수는 엄청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한 품목들도 일본제품이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인 제품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직접 일본에서 제작한 물품이 아니더라도 일본자본이 한국에 투자해 생산한 제품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다는 점이다. 이는 꼭 생산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이나 용역서비스에도 우리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일본의 자본과 마케팅이 손을 뻗은 상태라는 것을 다수의 국민들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이번 사태를 통해 하나둘씩 드러나자 우리 국민들은 일본이 제국주의 시대에 이어 다시금 자본과 기술로 우리 경제를 잠식하는 눈에 안 보이는 식민지정책을 펴고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실상 항목별로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면 아직 우리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해 일본에 의해 압도당하는 분야가 너무도 많다. 카메라나 광학기기 등의 분야는 실상 일본 상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봐야 할 지경이고, 스포츠용품이나 레저용품의 경우도 일본상품의 시장점유는 심각한 지경이다. 공작기계나 의료기계 등의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래서 특정 분야의 경우 일본상품을 불매하면 그 산업 자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실을 다수의 국민들은 까맣게 모른 채 살아왔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각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우리가 처한 상황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이번 일제상품 불매 운동이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닌 거국적이고 장기적인 사태임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사실 일본이 기본 소재를 제공하지 않아 우리가 완제품을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게 되면 그들도 적지 않은 손해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일본은 엄포를 놓으면 한국이 무릎을 꿇고 매달리며 사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 한국 수출불가 조치를 내렸을지 모른다. 한국국민들이 이번 일본산 불매운동에 동참하며 보여준 결속력과 의지는 참으로 결연했다. 그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끼고 깨달은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교훈이다. 이번 사태가 안긴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