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이 한,미 동맹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한.일 갈등이 한,미 동맹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9.0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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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사진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사진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역사가 토인비는 가혹한 자연환경이나 외부적 도전에 대해 응전하여 성공하면 그 문명권은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이 우리에게 느닷없이 도전을 해왔다. 주요 산업품 수출금지에 이어 안보우호국에서 우리를 제외시킴에 따라 우리도 상응한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의 도전에 우리가 슬기로운 응전으로 극복해 나간다면 우리의 국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그래서 현인(賢人)들은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을 하였다.

  한일사태에 대해서 미국은 그간 중립적인 입장에 있다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파기를 선언하자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지소미아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미국의 강한 요구에 의해 체결되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등장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하여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이점에서 우리정부가 사전에 미국과 의견조율을 하지 않고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이해한다는 식의 설명을 내 놓은 것은 성급 하였던 일로 다시 말해 외교적인 센스가 부족 하였던 것이다.

  미국은 당초 지소미아협정 체결 시 깊이 관여하였기 때문에 해제 할 때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고로 우리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 국방부와 국무장관이 연일 비판의 소리를 높여 가며 지소미아를 계속 연장하라고 요구하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우리정부는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불러 미국의 비판을 자제 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그 결과 미국의 반응에 변화가 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측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어서 랜들슈라이버 태평양안보담당차관보도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양국이 추가적인 긴장을 조성하는 일들을 중단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일방적인 인식에서 한일 양국에 대한 균형 잡인 인식으로 전환 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에게는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지소미아파기로 미국이 한국을 아시아지역 안보전략에서 아예 배제 할 수도 있다는 우려(憂慮)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환태평양 전략을 구축하는데, 인도, 호주, 일본과 함께 추진 중이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빠진 상태인데 지소미아까지 파기하면 미국은 한미동맹이 갖는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 할 수도 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을 하고 북,중,러가 동맹을 강화하는 와중에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공조가 약화되는 것은 우리의 안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일을 비롯한 해양세력과 중,러를 포함한 대륙 세력이 충돌 할 수 있는 동북아정세에서 한국만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한 사람이면 패 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12)

혼자 있으면 아무나 와서 흔들어 댈 수 있고, 둘이면 흔들지 못할 것이며, 셋이면 상대를 흔들 수 있다.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신 냉전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신 냉전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대륙세력에 설 것인가, 아니면 해양세력에 설 것인가? 중간입장은 지극히 위험하다. 양쪽의 신뢰를 받으려다 어느 쪽에도 신뢰받지 못하면 결국은 누구나 흔들 수 있는 나라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과거사 정리를 위해 한,미 간의 공조에 틈새가 벌어진다면 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게 된다)의 잘못을 범하게 된다. 이것은 김정은이가 원하는 바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국가의 안위와 자존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모두 지키기 위해, 유연하고 치밀한 외교국방 전략을 세우기 바란다. 그것이 통치자의 임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