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과 서스펜스
스릴과 서스펜스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9.0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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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태 자원봉사자
사진 김용태 자원봉사자
사진 김용태 자원봉사자

 

문화인은 영화, 연극 등을 자주 감상하고 그 시대의 사회상과 풍자를 읽어야 한다고 한다. 1년에 고작해야 1~2편의 영화감상을 하면서 문화권에서 멀어진 감이 있다.

50년대 중 고등학교 시절 읍내에서도 트럭에 확성기를 달고 좁은 시내를 돌며 선전에 열을 올렸다.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영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스펙터클’이라고 들으면 입맛이 당기지만 학생관람 불가로 정학처분이 야속하였다.

대학시절에 개봉극장에 들러 수많은 명화를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 서울의 명동거리를 누비고 얼큰했던 적도 있다. 감명 깊은 영화의 분위기를 음미하는 뒤풀이었다. 숨이 멎는 듯한 박진감, 주인공의 위기대처에 홀딱 반해서 자기동화(identity)되는 대리만족이었다.

남산기슭의 대한극장에서 ‘벤허’의 마차경주를 보고 씨네마스코프 대형스크린의 웅장함에 놀랐다. 90년대에 ‘타워링’은 화마에 휩싸인 고층건물에서 소방대원의 극적인 구조작업이 펼쳐졌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포세이돈 어드벤쳐’에서는 호화유람선이 항해 중 뒤집히는 장면이었다.

좀 전의 평화로운 파티분위기가 급전하여 물바다에서 주인공이 구조되기 까지 숨 막히는 장면이 연출되곤 했다. 생존을 위한 각박함이 시청자의 오금을 저리게 하였다.

오랜 시간이 흘러 명배우 레오날드 디카프리오 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인공인‘타이타닉’을 보았다. 역사상 최고의제작비 2억8천만 달러에 20세기 마지막대작이라고 한다. 보물유람선이 좌초해서 수장된 실제 있었던 일이라 인기가 높았다.

부유한 여주인공의 눈에든 멋진 남주인공의 애절한 러브로망, 바다로 뛰어내리는 필사적 사투는 보는 마음으로 하여금 가늠이 어려웠다. 다급한 상황인데도 본분을 잃지 않고 도피를 안내하는 선장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악사들의 태연자약한 연주는 천사들의 행진곡이었다.

중 고등학생 시절에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피아골’,‘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비극은 없다’등 한국영화의 주인공을 연모하다가 ‘애정의 꽃피는 나무’를 보고 엘리자베스테일러에 반한 적도 있었다.

주로 외화에 쏠렸던 과거에 비해서 방화가 괄목상대할 만큼 발전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근래에 와서 고작해야 대전 세이, 롯데백화점에서 몇 차례 본 것이 전부이다. 얼마만큼 자본금이 투입되느냐에 따라 영화의 비중은 달라지겠지만 작품성으로 메가폰으로 진두지휘하는 명감독의 연출이 이채롭다.

최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마해영 감독이 ‘기생충’이란 영화로 최고의 감독상을 거머쥐는 방화의 수준에 놀라움과 경의를 표한다.

(2018.11.2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