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配慮)
배려(配慮)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9.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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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사진 이홍기 목사
사진 이홍기 목사

 

배려란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는 마음을 말한다.

배려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하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고대 그리스극작가 메난드로스는 “마음을 자극하는 단 하나의 사랑의 명약, 그것은 진심에서 울려 나오는 배려다”고 말하였다. 즉 배려는 사랑의 동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성경(마태복음)에 예수님의 족보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벧을 낳고...(마1:5)

 

‘보아스와 룻’은 지금 우리사회로 말하자면 흙 수저다. 보아스는 기생 라합의 아들이고 룻은 이방인 모압(요르단)출신이다.

모압은 하나님의 총회에 들어올 수 없는 저주받은 나라다. 이들이 예수님의 족보에 오른 것은, 그들의 아들 오벧이 다윗의 할아버지가 되었고 예수님이 다윗의 후손으로 왔기 때문이다.

 

이방 여인 룻이 보아스와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보아스의 배려 덕분이다. 룻이 유대나라에 오게 된 것은 나오미의 가족이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어 모압으로 이민을 가서 살 때에 그 집의 며느리가 되었다.

 

얼마 후 남자들은 다 죽고 여자들만 셋 남은 것이다. 쓰리과부가 된 것이다. 시어머니 나오미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고, 며느리들에게 친정으로 돌아가라고 자유를 주었다. 이것도 배려라고 볼 수 있다. 큰 며느리는 친정으로 갔는데 작은며느리 룻은 한사코 시어머니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온 것이다.

 

베들레헴에 온 룻은 시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남의보리밭에 가서 보리 베는 일군들의 뒤를 따라 가면서 보리이삭을 주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사회안전망제도에 의해 과부나 나그네는 남의 밭에 가서 보리이삭 줍는 것이 허용되었다.

 

“너희가 너희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레19:9)

 

룻이 이삭을 줍고 있는데 보리밭 주인 보아스가 와서 일군에게 “이 여인이 누구냐”고 물었다. 일군이 말하기를 “나오미와 함께 온 모압 여인인데, 아침부터 와서 지금까지 열심히 이삭을 줍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칭찬을 하였다.

 

보아스가 룻에게 “내 딸아! 다른 사람 밭으로 가지 말고 여기서 우리일군들과 같이 있으라” 하면서 물도 주고 점심도 같이 먹게 하면서, 일군들에게는 “건드리지 말고 보리이삭을 조금씩 흘러서 룻이 보리이삭을 많이 줍도록”당부함으로서, 최대한 배려를 하였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결혼하여 다윗의 조부와 조모가 되어 예수님의 족보에 오른 영광을 얻었다. 이는 하나님께서 룻의 효심과 보아스의 배려를 보시고 축복을 내려준 것이다.

명심보감에 있는 말을 되새겨본다 僞善者天報之以福(위선자천보지이복) 착한일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으로서 보답한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어느 교우가 독일에서 겪었던 일이다.

 

어느 해 기상이변으로 채소가 귀했다. 마트의 채소코너에서 할머니가 무를 사는데 한참동안 살피더니 유난히 작은 것을 골랐다. 크기에 상관없이 같은 가격에 팔고 있는데 큰 무를 놔두고 작은 것을 골라서 잘못 고른 줄 알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할머니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일러주어 고맙습니다. 하지만 나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큰 것이 필요 없습니다. 어려운 때 일수록 같이 나누어 먹어야지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부끄러웠다고 하였다.

 

한국교인들은 독일 사람들의 삶을 본 받아야한다. 한국교회는 예배가 생활의 일부이지만 독일교회는 생활이 예배 화 돼있다. 그들의 삶 속에는 신앙이 녹아있다. 우리는 언제 믿음과 삶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살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내가먼저 이웃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