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단풍명소길 '대전 가을길은 고운길'
대전 단풍명소길 '대전 가을길은 고운길'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11.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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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울긋불긋 꽃이 되는 가을, 산과 가까운 우리 대전에는 고운 단풍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들이 많다. 이 가을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또는 혼자 걸어보자.

글 이창남(명예기자) 사진 이창남(명예기자) 박상진

 

최고의 단풍나무를 만나러 갑니다/식장산 숲길


세천근린공원은 예전에는 세천유원지라 불렸다. 정확한 명칭은 세천근린공원으로 1934년에 조성한 곳으로 1980년
대청호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56년 동안 대전 지역의 상수원이었다.
숲으로 둘러싸인 저수지와 계곡의 경치가 빼어나고 봄이 되면 공원 일대에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으로, 가을이면 화려
한 단풍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세천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식장산 숲은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고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어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가을 세천근린공원에 가면 꼭 만나야 할 단풍나무가 있다. 뒤로가든 뒤쪽에 자리 잡은 단풍나무는 화순군 춘양면 가동
리 단풍나무와 함께 보호수로 지정된 단 두 그루의 단풍나무 중 하나다.
물론 고창 문수사의 단풍나무 숲은 경관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지만 한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된 것 중
수형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대전 세천근린공원의 단풍나무다. 식장산숲길은 세천근린공원에서 전망대까지로 이어지지
만 힘들면 운동기구가 있는 삼거리까지 갔다 와도 좋다. 세천근린공원 주차장 동구 세천동 산76-7


탄동천  
봄에도 예쁘지만 가을엔 더 예뻐 / 탄동천 숲향기길


탄동천 숲향기길은 탄동천의 약 7.5㎞ 길이에서 신성 제1교에서 갑천까지 4.1㎞ 거리에 해당되는 길
로, 갑천과 마주 보고 있는 중앙과학관을 출발해 신성제1교를 돌아 다시 중앙과학관까지 돌아오는 코
스다.
버드나무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맑은 시냇물과 함께 아담한 경계를 이루는 연구소 울타리를 따라 걷
는 탄동천 숲향기길은 봄에는 화려한 벚꽃이 사람을 불러 모으고 가을에는 고운 단풍이 가슴 설레게
한다. 단풍나무와 느티나무, 벚나무, 은행나무가 울긋불긋 색깔의 향연을 이루고 여기에 사철나무와 향나
무, 목백합나무와 메타세쿼이아 그리고 주엽나무가 더해져 화려한 단풍이 연출된다.
특히 화폐박물관 앞의 나이든 벚나무가 주는 장엄함의 아름다움은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할지 생각하게 한다.
코스 국립중앙과학관 주차장-신성제1교-국립중앙과학관 8.2km(3시간)


수운교 천단

노란 솔잎이 떨어져 비단길이 되었네/수운교 천단길


수운교는 동학을 일으킨 수운 최제우를 교조로 하는 종교다. 수운교 천단길은 자운대 안에 있어 그야말로 호젓하고 청정한 곳이다.

천단 뒤로는 금병산이 있는데 비단에 수를 놓은 병풍을 그대로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 천단 주변에는 한아름이나 되는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입구부터 금병산까지 이어져 있다. 이곳의 소나무들은 적송이 아닌 곰솔이다.
이런 곰솔 숲은 대전에서는 이곳 수운교가 유일하다. 솔밭을 지나 천단과 장실, 복령각을 거쳐 372m의 금병산 정상에 오르면 대전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하고 놀라는 곳이다. 대전의 풍광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의 숨은 명소이기 때문이다.
등산로는 어떠한가? 고운 흙길로 이루어져 편안한데다 노란 솔잎이 수를 놓아 비단길이 되는 곳이다. 수운교의 건물들은 모두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아름다움의 가치가 높아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수운교 유성구 자운로 245번길 80(추목동)

 

성북동 단풍

단풍나무가 이리 가슴을 뛰게 할 줄이야/성북동 단풍길


성북동은 방동 저수지 윗마을이다. 성북동 단풍길은 성북동에 새로 지어진 국립대전숲체원 앞에 있는 홍석무 산제단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립대전숲체원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임도를 따라 편안히 걸으면 된다. 굽이도는 길 따라 오르다 들어서는 단풍나무 터널은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나무 사이를 뚫고 햇살에 비치는 빨간 단풍길은 그야말로 환상길이다. 불타고 있는 단풍에 취해 정신없이 걷다보면 어느덧 성북동산성 안내판이 보인다. 기념물 제18호인 성북동산성은 원내동에서 성북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남쪽의 산 정상에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아 만든 백제시대 성이다.

 성재를 뒤로 하고 성북2통 마을에 들어서면 또 한 번 놀란다. 일곱 그루 느티나무가 마을길 따라 늘어서서 자태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느티나무하면 마을 입구에서 정자나무 역할을 하는 나무로 한 두 그루만 있어도 그 마을의 품위가 높아지는 나무다. 그런데 일곱 그루가

 마을 중심 길에 서 있으니 그 위용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드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성북동

단풍길은 성북2통 마을에서 끝을 맺는다.
코스 국립대전숲체원→임도→대정동 방향 삼거리→성재→성북2통마을
4km(2시간 소요)
※ 서부터미널에서 성북동행 41번 시내버스 탑승


11구간 둘레산

가을 산행하기 딱 좋다 / 대전둘레산길 11구간


대전둘레산길 12구간 중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은 1구간 보문산, 4구간 식장산, 5구간 계족산, 9구간 금수봉 그리고 11구간 구봉산 구간이다.
봉우리가 많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구봉산은 264m의 낮은 산이다. 하지만 능선은 암릉으로 이어져 있어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특히 구봉산을 가로막는 산들이 주위에 없어 양옆으로 펼쳐지는 일망무제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구봉정에서 잠시 쉬며 아래를 바라보면 발 밑으로 노루벌을 감싸고 굽이도는 갑천의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또 눈을 들어 서대산에서 대둔산으로 눈금을 그으면 산줄기 따라 붉게 타는 단풍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구봉산을 뒤로하고

갑천의 새뜸 마을에 도착하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에 압도당한다. 천연기념물 제545호 새뜸 느티나무로 수령 700살을 자랑하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갑천을 건너 효자봉을 거쳐 쟁기봉에 도착하면 유등천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가 있다.
코스 방동저수지 입구→봉곡동 구봉산 등산로 초입→대고개→구봉정→괴곡동 고릿골마을→새뜸 느티나무→갑천→정림중→효자
봉→쟁기봉→안영교/9.4km (6.5시간 소요)

 

중촌둘레산길

걸을수록 정감 가는 산길 / 증촌둘레산길


증촌둘레산길은 증촌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월성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이다. 증촌마을은 고려 개국공신 충절공 유금필 장군의 후손
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멋진 느티나무가 있다. 봄이면 논물에 느티나무가 반영되고,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을 모으는 쉼터가 되며, 가을이면 붉은단풍이 누런 논과 함께 어우러져 황홀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곳이다.
증촌둘레산길은 증촌마을의 무송유씨 세적비에서 출발한다.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실밋재,월성대를 거친다. 험하지 않은 길이라 편안하
다. 다시 서낭당 고개에서 돌 하나 얹어 놓고 팔각정에 도착하면 발밑으로 갑천이 그림처럼 흘러간다. 마지막 증촌마을까지 내려오면 중
촌둘레산길은 끝을 맺는다. 걸을수록 정감이 가는 산길이다.
증촌마을 서구 증촌1길 104

 

두계천길

서정시가 절로 떠오르는/두계천길


갑천 누리길 중에 특별코스로 지정된 코스가 두계천길이다. 두계천길 중 용촌동의 미리미마을, 원정동의 덕골마을, 세편이마을, 정방마을을

돌아오는 코스가 이 계절 걷기에 딱 좋다. 미리미 마을에서는 입구에 세워진 용촌정으로 먼저 눈길이 간다. 고목과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이

멋지기 때문이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원정역을 만난다. 추억의 완행열차 비둘기호가 정차하던 역이다. 아늑한 덕골마을에서 세편이마을로 넘어간다. 서낭당 옛길이 정답기만 한 곳이다. 세편이 마을에 도착하면 정겨운 농촌풍경을 만날 수 있다. 농촌풍경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정자나무다.

넓은 평야에 외로이 홀로 서 있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보은의 원정리 느티나무, 부여 성흥산성 느티나무, 합천 구정리의 느티나무와 견줘도 빠지지 않는 대전의 명품 나무다.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두계천은 지금은 영화에 나오는 나무다리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영화 ‘클래식’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정방마을에서

미리미마을로 가는 마지막 길에는 갑천이 있는데 이곳은 갈대로 유명한 곳이다.
미리미마을 서구 용촌동 330-1
※ 서부터미널에서 원정동행 23번 시내버스 탑승

 

이창남 사진 이창남, 박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