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야기,태평동 국수집
대전이야기,태평동 국수집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12.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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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경수 사진 박상진

 

 중구 태평오거리에서 가장교 방면으로 가다보면 ‘국수집’이라는 가게가 있다. 이 집은 잔치국수와 김밥, 그리고 돼지연탄구이라는

 '이상한 조합'의 음식을 판다. 문을 연 지 8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 점심때만 되면 동네손님들로 장사진이다.

10대부터 80대 노인까지 고객의 연령층도 다양하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잔치국수. 가격표를 보면 깜짝 놀란다. 2,900원이다. 가격에 한 번 놀란 손님은 국수 맛에 또 한 번 놀란다. 호박, 당근,

달걀지단, 김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간 잔치국수의 국물을 떠먹으면 코끝에 멸치의 진한 향이 감돈다. 입 안에 들어오면 잡스런 맛은 찾을 수
없다. 진한 멸치육수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 칼칼한 맛이 종지부를 찍는다. 자연풍에 말린 국수는 밀가루 냄새가 살짝 나면서 짭조름하다. 이
집 국수가 그런 맛이다.
여수에서 직송한 최상품의 멸치를 일일이 내장을 제거한 뒤 10일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멸치에 남아있던 수분을

 완전히 날려야만 끓였을 때 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이란다. 잔치국수로 배가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면 연탄구이를 곁들여 먹어봐
라. 연탄 불향을 제대로 입은 돼지고기를 잔치국수 위에 올려 먹으면 잔 치국수의 깔끔함에 돼지고기 육향과 고소함이 얹혀진다. 잔치국수와
연탄구이 조합이 왜 탄생하게 됐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이 집 김밥을 보면 국화꽃이 연상된다. 가늘게 채 썬 달걀지단이 마치 활짝 핀 국화꽃을 닮아있다. 밥알은 거의 보이지 않고 달걀지단으로 꽉
채워져 있다. 어묵, 햄, 맛살, 오이, 단무지, 당근은 새콤함, 아삭함을 거들 뿐이다. 만약에 네 명이 이 가게를 찾는다면 이렇게 주문해라. “잔치
국수 2개, 비빔국수 2개, 연탄구이 한 판, 그리고 김밥 두 줄 주세요.”


국수집

 

주소 중구 동서대로 1208-7(태평동)
전화번호 535-5277
메뉴 잔치국수 2,900원, 비빔국수 4,900원
연탄구이(한판) 8,000원, 김밥 2,500원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9시(매주 월요일 휴무)
주차장 가게 앞 주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