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가득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기대하며
선물이 가득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기대하며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12.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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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 글 강나은 사진 장은주 · 장소 협조 더컬러

 

누구나 가슴 한편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품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 위해 꽃집을 찾은 세 가족 역시 각자 다른 사연으로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단 하나. 선물이 가득할 크리스마스트리를 기대하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은 똑같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겨울날

신사동에 위치한 한 꽃집, 들어서자마자 풀 냄새와 꽃향기가 풍겨왔다. 지금이 겨울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실내는 식물들이 내는 푸릇함과 각양각색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꽃집이기도 하지만 안쪽에는 여러 개의 테이블이 있어 카페 같기도 한 이곳은 꽃꽂이 클래스가 열리는 교실이기도 하다. 그동안에는 ‘IBKS 동행’에 사우들만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사우 가족이 참여하는 특별한 클래스가 열렸다.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 아이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가장 먼저 이곳을 찾은 가족은 전지은 대리의 가족이다. 전지은 대리와 남편, 그리고 딸 윤서는 설레는 마음에 한 시간 전부터 미리 와 기다리고 있었다. 호기심 많은 윤서는 꽃집에 들어서자마자 탐방에 나섰다. 전지은 대리는 혹여나 윤서가 사고를 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오랜만에 체험 활동을 한다”며 상기된 얼굴이다.

“워킹맘이다 보니 가족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도 시간과 여건이 여의치 않아요. 게다가 남편이 미국에 있는 동안에는 온 가족이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세 가족만 조촐하게 보내야 하는 만큼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어요.”
 


이번 크리스마스는 윤서 인생에서 두 번째 맞은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남편과 아이가 외롭게 느끼지 않도록 애쓴 전지은 대리의 배려가 전해진다. 송민정 선임주임은 공주 옷을 입은 예지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지난달 도예 체험에 도전했는데 기회를 놓쳐 아쉬웠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도전해 성공했어요”라며 오늘 하루가 기대에 찬 모습이다.

“예지 아빠가 처음 주말 출장을 갔어요. 아이와 단둘이 주말을 보내야 하는데, 뭘 할까 고민하다 공지를 보고 바로 신청했죠. 아이가 만들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신청자가 많았다는데, 운이 좋았어요.”

서동우 변호사는 생화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강좌 소식을 듣자마자 아내를 떠올렸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요즘에는 다인이도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다인이를 위해 가져왔어’라고 하면 좋아하더라고요. 아내는 물론 딸도 좋아할 것 같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신청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다인이는 할머니 댁에서 큰 양말에 선물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추억도 하나의 선물이다

오늘 강사로 나선 윤혜정 플로리스트는 오늘 이용할 소재인 더글러스와 낙선홍, 벚꽃 가지, 목화, 솔방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더글러스는 오늘 트리의 주재료예요. 크리스마스 하면 초록과 빨간색이 떠오르잖아요. 빨간 열매가 예쁘게 핀 것이 낙선홍입니다. 그리고 벚꽃 가지는 잎이 떨어진 마른 가지로 준비했어요. 목화솜과 솔방울로는 장식을 할 겁니다.”

서동우 변호사는 강사의 설명을 듣는 와중에도 “여기서 벚꽃 가지는 어떤 걸까?” 물어보기도 하며 아이와 눈을 맞췄다. 송민정 선임주임도 “예지야, 이렇게 초록색인 게 더글러스래” 하면서 딸에게 다시 한번 설명하며 하나하나 재료 이름부터 익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화 트리 만들기에 나설 차례. 물 먹은 오아시스를 감싼 비닐을 라탄 바구니 밖에서 보이지 않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 잘 잘라주세요.” 아이를 안고 있어 가위를 잡기 어려운 전지은 대리의 남편은 전 대리에게 비닐 정리를 맡겼다. 아직 아이가 어려 위험한 작업은 함께 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까웠다. 남편의 말에 전지은 대리는 바구니 위로 올라온 비닐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사이 다인이는 “이거 만져봐도 돼요?” 하면서 오아시스에 관심을 보인다. 서동우 변호사는 “응, 만져봐도 돼요. 물기가 있죠?”라면서 아이가 안전하게 만질 수 있도록 손가락을 대주었다.

“이제 더글러스 중 가장 예쁜 걸 골라 꼭대기에 꽂아주세요.”

강사의 말이 끝나자 한 묶음의 더글러스 중 가장 예쁜 송이를 고르기 위해 각 팀이 분주해졌다. 트리 맨 윗부분에 꽂아야 하는 만큼 신중히 선택해야 했다. 이때 가장 주도적으로 나선 아이는 단연 예지였다. 하지만 예지가 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더글러스의 단단한 가지를 대각선으로 자르는 일이다. 이때 송민정 선임주임이 나서서 예지가 고른 가지를 알맞게 잘라주었다. 꼭대기에 가지 하나를 꽂은 뒤에는 아래에도 몇몇 개의 가지를 꽂아 대략 모양을 잡아야 한다. 그다음으로 중간에도 몇 개를 꽂고, 이후에 그사이를 촘촘히 메운다는 생각으로 트리 모양을 잡아나갔다.

 



강사는 서동우 변호사 가족이 만든 트리를 보고는 “가지를 자르지 않고 사용하면 나중에 더 촘촘하게 꽂기 어려워요. 이렇게 하나씩 잘라서 채워주세요”라며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트리를 만들고 있는 가족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전지은 대리의 가족은 윤서가 혹시 트리에 가까이 다가가 나뭇가지나 도구 등에 다칠까 봐 부부 중 한 사람이 윤서를 전담 마크하고, 다른 한 사람은 열심히 트리를 만들어나갔다.

송민정 선임주임은 나뭇가지를 건네면서 “예지야, 향이 너무 좋다”면서 말을 걸고, 예지 역시 엄마 옆에 착 붙어 엄마가 건네주는 가지를 쏙쏙 오아시스에 꽂았다.

서동우 변호사 가족은 그사이 트리를 거의 완성했다. “짜잔, 이것 봐. 나무가 거의 다 되었어” 서동우 변호사가 다인이에게 트리가 완성되었다고 말하자, 다인이가 예쁜 눈웃음을 지었다.

 

산타도 반할 크리스마스트리

더글러스 가지를 다듬는 동안 꽃집 안은 숲속 향기가 짙게 피어올랐다. 세 가족의 바구니가 제법 트리 모양을 갖췄으니, 이제 장식에 나섰다. 나머지 재료 중 더글러스 다음으로 꽂을 장식은 낙선홍이다. 낙선홍은 빨간 열매를 강조할 수 있도록 더글러스 잎사귀 안으로 숨지 않게 꽂아야 하고, 한쪽에 몰리지 않고 골고루 퍼져 있게 연출해야 한다. 포인트로 빨간 열매를 더하자 트리에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났다.

그다음으로 벚꽃 가지는 기존에 더글라스를 꽂았는데도 휑한 느낌이 드는 곳에 꽂았다. 여기서 벚꽃 가지는 더글러스 밖으로 삐죽 튀어나와야 더 자연스럽고, 예쁘다. 목화솜은 낙선홍보다도 더 크게 눈에 띄는 장식이다. 예지는 분홍색 목화솜을 들고 이리저리 꽂아보며 이곳이 예쁜지, 저곳이 예쁜지 확인했고, 윤서는 직접 트리를 만들 수는 없었지만 낙선홍 열매와 목화솜이 마음에 드는지 가까이 가서 만지기도 했다.
 


솔방울은 철사를 감아 꽂되, 기존 소나무나 낙선홍, 목화솜 등에 가려 철사가 보이지 않도록 잘 꽂아야 했다. 소나무에 달려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비법이다. 서동우 변호사의 아내는 “꾸미는 데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직접 목화솜과 낙선홍을 꽂아보니 뿌듯하고 애착이 가네요”라며 즐거워했다. 아직 한 달여 남았지만, 이렇게 완성된 트리는 세 가족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했다. 서동우 변호사는 “다인이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맨 위에 달기로 했어요. TV장 위에 놓고, 크리스마스 때까지 물을 잘 주면서 키워야죠. 다인이에게는 산타할아버지가 트리 아래 선물을 놓아둘 거라고 얘기해두었거든요”라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민정 선임주임은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예지와 제가 직접 만들었다면 ‘짠’ 하고 보여주며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야죠”라며 웃음 짓는다.

전지은 대리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트리를 직접 만들지는 못했지만, 아빠와 엄마가 이렇게 직접 트리 만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저희도 트리를 만들면서 정말 행복했고요.”

오늘 만든 생화 트리는 매일 반 컵씩 물을 잘 주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면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산타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세 가족이 만든 트리는 모두 다른 모양이지만, 모두 같은 모습으로 행복 가득하게 보낼 크리스마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