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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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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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사진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사진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목사

 

온유란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말한다.

이 세상은 눈을 부릅뜨고 있어도 코를 베가는 세상인데 마냥 부드럽고 나약해서 되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온유는 마냥 부드럽기만 하고 무능한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온유한 자는 오히려 강한 자의 성품이며 통제된 “힘”을 비축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힘을 좋아하고 힘을 함부로 사용하는데, 힘이란 통제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파괴하고 폭력이 된다. 바람, 파도, 핵에너지 등이 통제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지만 통제되고 관리하면 생활에 편리한 에너지가 되는 이치와 같다.

 위대한 일을 이루기 위해선 타고난 힘과 재능도 중요하지만, 가진 능력을 어떻게 통제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온유한 사람은 힘이 있지만, 그 힘을 에너지로 전환하여 자신의 뜻을 이루어간다.

  삼국시대 유비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불리한 상황에 있었지만, 온유와 겸손으로 제갈량을 삼고초려하여 책사로 삼아 다른 왕들과 자웅을 겨루었다. 이것이 온유한 사람의 장점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는 사람을 쓰신다.

모세는 본래 성품이 강한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강함을 통제하지 못해 애급사람을 주먹으로 때려죽이고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그 후 모세는 광야에서 40년 동안 자연을 벗 삼고 양을 치면서 온유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를 불러 이스라엘 지도자로 세워 출애급 사명을 부여했다.

성경은 그 당시 모세의 성품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 하더라”(민12:3) 살인자 모세가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사람으로 변화 되었다.

 

 

 ◉ 온유한 사람은 큰 축복을 받는다.

구약시대 온유의 대표적인 인물은 이삭이다. 그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2%가 모자란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그를 “쪼다” 같은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이삭은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 흉년이 들자 불레셋 땅으로 이주했다. 거기서 농사를 지어 그해 100배의 수확 을 거뒀다.

  이삭이 거부가 된 것을 시기한 불레셋 사람들은 이삭이 사용하는 우물을 빼앗고 쫒아냈다. 한번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 찾아와 우물을 빼앗았다. 족장이었던 이삭은 군사를 동원하여 얼마든지 대항 할 수 있었지만 온유하게 대처했다. 매번 힘겹게 판 우물을 그들에게 양보했다. 이런 이삭의 온유한 행동에 감동을 받은 불레셋의 왕 아비멜렉은 이삭을 찾아와 잘못을 빌고 화해를 청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와 너 사이에 맹세하여 계약을 맺으리라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을 자니 라”(창26:28-29)

  온유한 사람은 때론 손해를 본다. 하지만 그 손해는 하나님이 채워주신다. 이삭은 온유로 인해 사람과 평화를 얻었으며 넓은 땅을 선물로 받았다. 온유한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5:5)

 

  ◉ 온유한 사람은 세상을 변화 시킨다

만델라는 남아공의 최초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이다. 인종차별정책에 항거하다 종신형을 받고 27년을 복역하면서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복수를 하지 않고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하였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세계 모든 지도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가 서거한 후에는 “만델라리더십”이란 학문이 생길 정도로 인문학과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성품과 리더십은 우리나라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롤 모델이다.

 

  ◉ 온유한 사람은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간다

2019년4월 충북 청주의 택시기사는 밤중에 젊은 남성을 태웠다.

속초로 가자기에 시외로 빠져나가는 동안 남자는 전화를 몇 통화했다. 통화하는 것을 들으니 그는 소방관이었다.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다. 소방본부의 긴급한 문자를 받고 휴무지만 서둘러 가야하기에 가족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간다고 하였다. 당시 산불현장에는 전국의 소방인력이 집결했다. 어둠을 뚫고 강원도로 줄지어 달려가는 소방차행렬이 이어졌고, 이렇게 택시를 타고 달려가는 소방관들도 더러 있었다. 속초에 도착했을 때 택시기사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고작 이것뿐” 이라며 요금을 받지 않았다. 그럴 수 없다는 소방관을 “다치지 말라”면서 떠밀 듯 내려주고 빈 차로 청주까지 돌아갔다.

정치인들을 바라보면 짜증나지만, 이런 분들을 보면 살맛이 절로난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을 갖는 자리를 추구한다. 하지만 힘을 추구하는 문화는 무한경쟁을 부추겨, 타인을 쓰러뜨려야할 경쟁상대로만 바라보게 된다. 이런 문화 속에서는 서로에게 온유의 성품을 기대하기 어렵다. 온유의 성품을 기를려면 자아를 죽어야 된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을 때, 살벌한 경쟁에 함몰되지 않고 타인을 향해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운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사랑과 평화, 섬김과 나눔에 가치와 목적을 두고 온유한 삶을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