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오병이어의 기적(五餠二魚─奇蹟)으로 이기내자
바이러스 오병이어의 기적(五餠二魚─奇蹟)으로 이기내자
  • 성낙원
  • 승인 2020.02.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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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극복할 방법은 우리끼리 서로 나누는 것.

 

일천구백팔십삼년. 대학에서 스카우트동아리 리더쉽 야영을 하는데 회장으로 행사를 진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생 신분으로 스카우트 지도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첫 과정으로 하이킹과 캠프를 겸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스카우트 연맹에서 진행하는 지도자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23일간 야영을 했는데, 저녁 8시에 출발해서 야간 추적하이킹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3일간 짜여진 프로그램을 진행 한 후 아침을 먹고 집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캠프 장소가 시골이라 버스가 오후 3시에 출발하여 참가한 대원들이 점심을 먹고 출발하자고 요청을 했다.

 

그래서 오전에 프로그램을 마치고, 점심을 각 반별로 마련해서 먹도록 했다. 그런데 각 반별로 난리가 났다. 아침까지만 식사를 할 것으로 예상해서 쌀과 반찬을 준비했는데, 한 끼가 늘어났으니 당연히 쌀과 반찬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반은 쌀이 없어요”, “반찬이 없어요”, “먹을 것이 없어요.”라며 난리가 났다. 고민하다가. 반장들을 모이도록 하고, 내린 결론은 반별 구분 없이 있는 만큼 준비해서 모두 함께 나눠먹자고 했다.

 

그래서 반 구분 없이 남은 쌀과 반찬을 모두 꺼내어, 밥도 하고 반찬도 만들었다. 식사 준비가 끝난 후에 밥과 반찬을 나누어 먹었다. 그런데, 모자랄 줄 알았던 밥과 반찬이 대원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던 30여명의 대원들이 배불리 먹고, 신나게 놀고 집으로 갔다. 모자랄 줄 알았던 밥과 반찬이 남았던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모자란 것만 보이는 모양이다. 반별로 보면 쌀이 모자란 반과 반찬꺼리가 모자란 반이 있었다. 그래서 어느 반은 쌀이 없어요.”, 어느 반은 반찬이 없어요.”라고 아우성 쳤던 것이다.

 

그런데 쌀이 없는 반은 반찬거리가 있었고, 반찬거리가 없는 반은 쌀은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은 드러내지 않고, 부족한 것만 요구를 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모두 배를 곯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 상황에서 그래 모두 있는 만큼 같이 먹자고 나누기로 한 순간. 자기가 더 많이 가진 것을 내어놓게 되고, 이것이 모아지면서 모두가 행복하게 밥을 먹게 되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내가 더 가진 것을 내어놓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병이어의 기적이 아닐는지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19로 전국이 시끄럽다. 민심도 흉흉하다. 서로의 탓으로 비방만 일삼는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이해하고 양보해야 할 때다. 여기저기서 난데없는 줄서기 경쟁이 심하다. 몇 시간씩 줄을 서도 필요한 것을 손에 넣지 못하고 씁쓸하게 돌아 서야만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마스크는 늘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양을 풀어도 부족할 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필요할 것이고, 지금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나중을 대비해서 줄을 서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100만개를 풀어도, 1000만개를 풀어도, 각 가정에 비축해 놓는 마스크가 생기게 되면 결국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경찰은 마스크 매점매석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번호표를 받고, 서울의 한 백화점에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 만여명이 넘게 몰려들어 마스크 대란을 실감케 했다. 정부가 우체국, 약국 등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한 공적 마스크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불만이 쏟아졌다. 전국 곳곳에서 줄을 서고 헛걸음하는 시민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우리끼리 서로 나누는 것이다. 마스크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지금 당장 필요한 이웃과 나누고, 몇 개 있는 가정에서는 구매대열에 서지 않는 용기와 배려 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이런 노력이 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였다는 기적적인 사건, 바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 19를 예방 할 수 있는 마스크가 넘쳐나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IMF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던 그 마음으로 또 한 번 전 세계인들에게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보여줘야 할 때다. 우리는 반드시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 각자의 민낯이 들어나고 있는 시기다. 움켜쥐고, 혐오하고, 배척하고 그리하여 이 난리 통이 지난 후에 좀 머쓱해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이 난리 통을 겪은 후에 우리 스스로 더 성장하고, 우리 스스로 더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기적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