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급여 30% 반납의 허구성
고위직 급여 30% 반납의 허구성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20.03.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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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 상 현/ 칼럼리스트, 인문학교수
사진 장상현 교수

 

지난 3월 24일 지상파 3개 방송을 포함한 TV뉴스에 일제히 대통령과 장. 차관 급여 30%반납 결정을 마치 태풍의 핵처럼 크게 일제히 보도하면서 대대적인 선전몰이를 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기는 한데 ‘눈 가리고 아웅’ 아니면 ‘이장폐천(以掌蔽天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의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연봉이 대략 2억3천만 원이면 한 달에 받는 월급은 약 2,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그 급여의 30%라는 금액은 한 달에 약600만 원으로 그 금액을 반납하고도 집으로 가져가는 금액은 대략 1,40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금액은 정부가 제시한 2인 가족의 한 달 생활비 240만 원을 비교할 때 여섯 가정이 생활 할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이다.

  장. 차관은 어떤가, 그들의 연봉은 대통령의 절반정도 되니, 일반 3가정이 생활 할 수 있는 금액을 한 사람이 가져가면서 엄청난 희생의 성금이라도 내는 양 온 방송이 난리를 피웠던 것이다.

  거기에다 우리나라 장. 차관 이상의 위정자들은 정식 급여 말고도 급식비, 품위유지를 위한 별도의 수당은 물론 원활한 업무협조 및 처리를 위하여 별도로 사용할 수 있는 판공비까지 제공되는바 급여 30%반납행위는 모르고 있던 국민마음(民心)에 분노의 불을 붙이는 격이다.

“아니 대통령이나 장, 차관 봉급이 그렇게 많아? 별도로 쓸 수 있는 판공비는 또 얼마인데, 실제 큰 기업 사장보다 낫겠네!” 라며 놀랄 것이다. 그 이유는 공무원들은 나라가 망하기 전에는 세금으로 봉급을 어김없이 주기 때문에 국가 경제 사정하고는 관계없이 지급된다.

  뉴스에 보도된 급여의 반납은 국민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말은 거짓에 불과하고 오히려 “나는 이정도 급여를 받는 굉장한 사람이여.”라고 과신하며 생색내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이 시간 수많은 저 소득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무직자들이 최저 생계비로 삶에 허덕이고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는데. 이 힘든 사람들이 보기에는 30%를 반납하고 가져가는 고위공직자들의 급여는 오히려 사치스러울 정도의 수준이다.

  이번의 이 일로 인하여 아마도 대통령이 모범을 보였으니 예상컨대 머지않아 전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이 30%정도는 자진형태로의 반납이 줄을 이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라는 말이 있다.

성금을 내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소리 없이 반납하면 그 덕이 훨씬 빛나 보일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경은 마태복음서(6장 3절)를 통하여 ‘너는 구제(救濟)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隱密)하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 말은 좋은 일 할 때에는 다른 사람이 모르도록 하라는 것으로 그 행동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정성스런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사성어에도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을 공양하기위하여 매우 가난한 자의 정성스런 작은 등불이 사치스런 그 어떤 크고 찬란한 등불보다 큰 바람에 견디어 꺼지지 않는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좋은 교훈이다.

 

  지금 이 시간에 의사, 간호사, 등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은 자기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죽기를 각오하고 대구(大邱)에서 헌신하고 있다. 이들이야 말로 암흑세계에서 진정으로 찬연히 빛나는 별들의 존재가 아니겠는가?

  성금을 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소중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표를 의식하고 낸다는 의혹을 갖게 해 씁쓸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설마 대통령, 장, 차관이 생색을 내기위해서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를 추종하는 측근, 언론, 지지자들의 요란법석이 오히려 훌륭한 생각과 행동에 대한 빛남을 가리고 있으니 좋은 일 하고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이 일을 계기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의 성금이 지속적으로 많이 답지하기를 기대해 보며, 문대통령의 위선 됨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서는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되지 않았음을 밝혀주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이 믿고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