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칼럼] New '기생族'들
[박정훈 칼럼] New '기생族'들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20.05.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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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

정의·공정을 외치면서 남의 몫을 가로채고
더 큰 권력을 쥐려 국민 세금에 빨대 꽂는
좌파 기생族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 박정훈 논설실장
사진 박정훈 논설실장

 

지금 재판을 통해 재방영되고 있는 조국 전 장관 부부의 행각을 보면서 영화 '기생충'을 다시 떠올렸다. 영화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의 아들딸은 과외 일자리를 따내려 가짜 재학 증명서를 만든다. 조국 부부는 총 18건의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각종 인턴 확인서와 표창장, 봉사 증명서 등을 위조했다는 증거와 증언들이 재판에서 속속 공개되고 있다. 정경심 교수가 총장 직인을 오려내 가짜 표창장을 만든 것은 기택의 딸이 포토샵으로 직인을 따붙인 것과 판박이다. 기택의 자녀들은 위조 증명서로 언덕 위 박 사장 집에 진입했고, 조국 부부 자녀는 위조 문서로 대학·대학원에 들어갔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래도 기택의 아들은 "아버지, 전 이게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라며 당당하다. "내년엔 꼭 이 학교에 들어갈 거니까"란 이유로. 조국 부부도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검찰개혁 방해 세력의 음모"니까. 자기 합리화의 최면이 '기생충'들의 죄의식을 없애고 있다. 선악의 구도와 배경은 다르지만 영화 속 기택네와 현실 속 조국 일가는 평행 세계처럼 보인다. 봉준호 감독이 마치 조국 사태를 예견한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그린 음울한 블랙 패러디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계급의 장벽 앞에서 기택 가족은 부자에 기생하는 삶을 택한다. 현실 세계엔 또 다른 형태의 '이념형 기생충'들이 존재한다. 입으론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면서 남의 몫에 올라타고 이익을 가로채는 좌파 위선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기택네는 먹고살기 힘들어 기생충이 됐지만, 좌파 기생족(族)은 남을 이기고 더 큰 권력을 쥐려 기생충 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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