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왕대(竹)의 위용
[Photo] 왕대(竹)의 위용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20.06.0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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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제공 김익열 인산솟대마을 회장

 

숲속의 왕대(竹)의 위용을 보며 불가에서는 형상 있는 모든 것은 가상(假相)이기에 자신의 앎에 집착하지 않고 그 앎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그 진여실상 (眞如實相)의 참모습을 바라보는 안목이 열리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앎에 의지하여 모든 사물을 인식하여 분별하고 판단하여, 그 사물의 이름과 그 이름 뒤에 따라오는 개념을 가지고 사물 그 자체인 것으로 착각하므로 그의 실상을 알지 못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앎을 버리고 그 버린 두려운 자리로 들어가 에고(ego)도 함께 버릴 수 있어야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게된다고 하였다. 어쨌든 같은 맥락에서 르네 마그리뜨의 '이미지의 반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위의 사진을 보면 저 대나무는 대나무가 아니다.

왜냐하면 에고(ego)가 죽어야 깨닫는데 죽기싫은 에고를 우리는 늘 꼭 붙잡고 있듯, 저 왕대(竹)를 버리지 못하면 영영 저 대나무를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즉 모두에서 말한 나의 앎에서 벗어난 사물의 다양한 모습 내지는 사물이 철학으로 혹은 작품으로 승화된 지점에서 나의 앎은 여전히 분리된 채 그 일체를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동학교주 최시형 선생은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고 하여 밥은 만사지(萬事知)라 하였다. 각설하고 사랑함직한 것은 대나무숲이라는 뜻의 '가애죽림(可愛竹林)'이란 말이 있다.

대나무가 지닌 덕성을 보고 사람들은 선비, 군자, 사군자, 세한삼우(歲寒三友), 청우(淸友)등으로 표현하며 대나무와 늘 가까이 하고자 하였다.

또한 대나무로 만든 나라의 큰 보물인 만파식적(萬波息笛)은 호국의 신물인 동시에 도량형으로서 지도자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불가에서는 대나무 가지는 관세음보살의 자비의 상징이고 죽비는 수행자의 경책용으로 사용한다. 어떤이는 매유처사지취(梅有處士之趣) 난유왕자지향(蘭有王者之香) 국유걸사지풍(菊有傑士之風) 죽유대부지기(竹有大夫之氣) , 즉 매화는 처사의 아취가있고 난초는 왕자의 향이 있으며 국화는 걸사의 풍도가 있고 대나무는 대장부의 기개가 있다고 노래를 한다. 그리고 필자는 대나무를 하늘과 소통하는 신목으로서 하늘의 신이 내려오는 나무로 이야길 한다.

왜냐하면 대숲에는 오만잡새도 다 깃드는데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사는 하늘의 사신 봉황도 대나무를 타고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나무는 옛부터 신대이고 솟대로서 꿈과 희망의 상징이다.

또한 민본의 상징으로서 풀이 자라 나무가 된 혁명과 승리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어쨌든 오늘 필저가 주저리 주저리 말한 대나무가 어디 대나무를 말함이었어랴? 아~ 때맞춰 오는 비를 감로시우(甘露時雨)라 했던가~ 모처럼 대숲 흔드는 빗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잠을 청하니 꿈속에선 죽성(竹星)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소원합니다.

인산솟대마을에서 김익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