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칼럼,구국의 영웅을 동작동으로
주호영칼럼,구국의 영웅을 동작동으로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20.07.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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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호영 원내대표 / 자료 페이스북
사진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 주호영 원내대표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어제 별세했습니다.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태어난 백장군은 평양사범을 나와 만주군 장교로 중국 팔로군과 싸웠고, 해방 직후 고당 조만식 선생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습니다.

“함께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자”는 김일성의 권유를 뿌리치고 월남하여 군사영문과로 군문에 들어서 대한민국 국군을 창군하는 주역이 되었습니다.

6.25 전쟁, 대한민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1사단 8천명을 이끌고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습니다.

트루먼 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다부동에서 조국의 운명을 지켜냈던 것입니다.

북한군의 압도적 공세에 겁에 질린 부하들에게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쏘라"고 가장 앞장 섰던 백장군입니다.

훗날 가족들이 다부동 전적비 옆에 묘를 쓰자고 했을 때 "국가 기념물에 개인의 묘를 쓸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는 일화는 백장군의 성품이 어떠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양을 가장 먼저 수복했던 선봉장이었고, 백야전사 사령관으로 지리산에 암약 농성하던 북한군과 빨치산을 토벌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제1호 대장으로, 육군 참모총장으로 또 초대 야전군 사령관으로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을 다졌던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입니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 손수 대장 계급장을 30대의 그에게 달아주면서 "제너럴 백, 조선 시대 때는 임금이 대장이었다.

이 나라의 왕이라는 책임감으로 일하라”고 격려했다고 합니다.

중국의 황제들이 고려 조선의 왕을 책봉할 때 대개 ‘정동 대장군’이라는 이름을 주었다고 합니다.

얼마전 백장군이 위독하다는 얘기가 나오자 이 정부의 관계자가 백장군 가족들에게 "나중에 묘를 뽑아낼 수 있다"는 취지로 백장군의 서울 국립현충원 안장을 막으려 했다는 충격적 보도가 있었습니다.

백장군은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동작동 국립묘지의 터를 찾아냈습니다.

그와 함께 싸워 이 나라를 지켰던 국군 용사들은 대부분 동작동에 잠들어 있습니다.

국군의 아버지이자 6.25전쟁의 영웅인 백장군을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입니까?

6.25전쟁 중 전사하신 12만 호국 영령들은 지하에서 외칠 것입니다.

“우리의 사령관 백선엽 대장과 동작동에서 함께 하겠다” 백장군의 장례는 육군장으로 치러집니다.

그가 이 나라를 구해내고, 국민을 살려낸 공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식민지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주군에 가서 일했던 짧은 기간을 ‘친일’로 몰아 백장군을 역사에서 지워버리려는 좌파들의 준동이 우리 시대의 대세가 돼 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근간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지금. 떠나시는 백장군은 우리들 모두에게 ‘당신들은 위기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 묻고 있을 겁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곁을 떠나신 백선엽 장군의 명복을 빕니다.

 

● 다부원(多富院)에서 / 조지훈

한 달 농성(籠城)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彼我) 공방(攻防)의 포화(砲火)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多富院)은 이렇게도 대구(大邱)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自由)의 국토(國土)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荒廢)한 풍경(風景)이 무엇 때문의 희생(犧牲)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姿勢)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軍馬)의 시체(屍體)

스스로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傀儡軍) 전사(戰士)

일찍이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직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多富院)

진실로 운명(運命)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면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安息)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者)도 산 자(者)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