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약을 들여다보면 표심을 자극하는 지역 발전 공약이 대부분이다. 정치, 경제 쪽은 말만 화려할지라도 여러 약속이 난무하는데, 문화나 예술 관련한 정책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정당별 대전지역 공약만 봐도 예술문화는 아예 논외로 취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시 재개발 및 재건축, 지역 균형 발전, 복지환경, 저출생 문제 해결 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예술문화정책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전예총이 투표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선거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로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예술문화 분야 정책 제안을 대전시 선거관리의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예술인이 참여하는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전지역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에서 예술문화 분야 정책 제안 질문지 형식을 선택했다. 실제로 활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에게 선택받은 국회의원은 이제 정치로 응답해야 한다.
지역의 예술문화 육성 방안으로 대전은 대표적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화 추진과 육성이 필요하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기능적인 가치를 말하는 ‘사용가치’와 이 기능을 통하여 얻어지는 또 다른 생산적 가치인 ‘교환가치’ 그리고 사람들이 애호하고 선호하는 ‘기호가치’ 등 3단계 가치를 만들어 낸다.
중국 계림지역의 양슈우라는 도시는 1만 여명이 사는 작은 도시이다. 이 도시는 가난하고, 무질서하고 실업자들이 많았던 도시였다. 그런데 주정부에서 영화감독 장예모우를 초청하여 “인상유삼저”라는 수상 뮤지컬을 만들었다. (사용가치)
이 작품이 대히트를 치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실업자 문제도 해결되면서 사회적 치안유지가 안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교환가치)
이로써 양슈우 사람들은 물론 중국 정부와 많은 세계 사람이 수상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물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것이 모델이 되어 지금 중국에서는 “인상유삼저”외에 소주·항주에 “인상서호”를 운남성에는 “인상리장” 등 각각 만들어 관광상품으로써 지역경제의 이익 창출과 사회적 안정을 되찾는 결과를 안겨주고 있다. (기호가치)
대전도 이에 버금가는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 문화콘텐츠 개발육성의 필요성과 대전의 기호가치로써 국제적 관광 상품화를 할 수 있는 예술문화의 도시 브랜드화가 필요하다.
현재, 전문예술인으로서의 활동은 생계유지에 매우 어려운 실정으로 투잡 등을 통한 예술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예술인 육성 및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각적 육성 지원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예술문화예산 증액을 요구한다. GDP 대비 예술문화재정 3% 확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예술 문화계와 소통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예술문화 특보’ 도입과 현장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예술문화정책 생산을 위한 정기적 공청회 개최도 필요하다.
고령화, 1인 가구, 고독사 등으로 이어지는 사회현상 속에서 예술이 가지고 있는 치유와 화합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 마을건강센터, 도서관, 경로당 등 동네 곳곳으로 예술인·예술단체가 지속해서 찾아갈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살기 좋고, 청년 예술인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창작활동 거점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창작 분야 종사자가 함께 모여 연구, 실험, 프로젝트 개발 등 다목적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예술창작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성공한 도시는 예술문화의 코드를 갖고 있다. 바로 예술문화는 지역사회 발전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선진 도시를 향한 발걸음에 정치가 예술문화와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사)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성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