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사치기사치기사뽀뽀’ 하면서 우스운 몸짓을 흉내 내는 놀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여럿이 모여 앉아 앞에서 한 친구가 리드를 하면 나머지 친구들은 바로 옆사람 하는 것을 그대로 흉내 내면서 “사치기사치기사뽀뽀”를 계속 외쳤다.
시작하기 전에 보통은 무릎을 꿇고 앉든지 편한 자세로 앉아서 자신의 허벅지를 문지르면서 박자를 맞췄다.
그러다가 리더가 몸짓을 하면 다음 사람이 그대로 흉내 내고 차례대로 그 흉내를 이어가는 놀이다. 오늘은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기로 한다. (19금이니 어린 독자들은 여기서 물러나길 바란다.)
‘사치기’는 원래 ‘샅치기’라고 하였다. ‘샅’은 ‘사타구니’라는 뜻으로 ‘두 사리의 사이’ 혹은 ‘두 물건의 틈’으로 정의하였다. 주로 사타구니(股間 : 넓적다리)를 의미한다. 씨름할 때 사용하는 ‘샅바’를 연상하면 의미가 쉽게 와 닿을 것이다. ‘샅바’란 ‘㉠죄인의 다리를 얽어 묶던 바, ㉡씨름에서 허리와 넓적다리를 둘러 묶어서 손잡이로 쓰는 천’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샅바는 ㉡씨름할 때 허리와 넓적다리에 걸치고 손잡이로 쓰는 천이다. 과거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들은 천하장사의 샅바를 훔쳐서 허리에 두르면 남아를 낳는다는 기자습속도 있었다. 그러므로 ‘샅치기나 샅뽀뽀’는 사타구니끼리 ‘치고 뽀뽀’하는 것을 말한다. 즉 성행위를 일컫는 말인데, 아이들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놀았던 것이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 ‘사치기사치기사뽀뽀’라며 어근(語根)을 상실한 채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평상시에 아무 생각 없이 성적인 용어를 남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것이 성적인 의미인 줄 모르고 사용하는 때가 많다. 지금부터 하는 말에서 용(龍)이란 단어는 남성의 성기를 지칭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그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너는 뭐 용 빼는 재주가 있니”라고 할 때 그 의미는 무엇일까? 용틀임(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움직임), 용두질(남성이 여성과의 육체적 결합 없이 자기의 생식기를 주무르거나 다른 물건으로 자극하여 성적 쾌감을 얻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 일목주룡(남성의 성기를 일컫는 말) 등의 단어를 성과 관련지으면 금방 그 뜻을 알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언어생활에서 성적인 표현을 많이 한다. 과거에는 욕이 형벌과 관련이 많았는데(육시를 할, 오라질, 주리를 틀), 요즘은 성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다. 시대가 소돔과 고모라로 가는 모양이다.
이제는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문화민족이 되자.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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