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불변의 법칙,이 바늘이 라면
 질량불변의 법칙,이 바늘이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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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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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상선 수필가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비만과 과체중은 건강이나 그 미용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 못 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비만과 과체중이 되는 것을 싫어하고 그리 되지 않으려 신경들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네 집 내 집 할 것 없이 체중을 줄여 가볍고 예쁘게 살려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로 아름다움을 가꾸려는 극성쟁이 예쁜이들의 밉지 않은 몸부림이리라.  

이런 걸 본다면 무거운 체중이 되지 않고 경량급 체중으로 살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이라 하겠다. 우리가 체중 많이 나가는 것은 좋아할 것이 못 되지만 사람답게 하는 인성 - 순수함, 진실함, 양심- 같은 것까지 가벼운 걸 좋아해선 안 되겠다. 이런 것들은 무게감이 나갈수록 좋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헌데 우리의 삶을 둘러보면 사람답게 사는 인성도 가벼이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중한 것들이 세월 속에 빛이 바래가고 있다. 

나이를 더할수록 존중받는 인간성으로, 순수함으로, 진실함으로 무게감을 더해 주어야 할 것이 그를 중시하는 정도가 소홀히 되고 있다.  

시간의 흐를 속에 나름대로는 탐탁하고 좋았던 본질이 바뀌고, 가벼워져 양심이 주인을 떠난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순수성, 진실성, 양심이 날이 갈수록 실종돼 가고 있는 현실이니 우리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어렸을 때 가정에서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던 꼬마가 초등학교 들어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고 완전한 성인으로 사회인이 됐을 때는 외모만의 변형이 아니라 내면의 모든 게 다 변해 있다.

그 어렸을 때 지녔던 순수함, 진실함, 나름대로의 천진난만한 세계에서 살았을 때 지녔던 양심이나 바람직한 인간성마저도 때가 묻어 속화되어 있다.

물론 성장해서도 어렸을 때의 훌륭한 인간성으로 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어렸을 때의 순기능으로 가졌던 그 좋았던 것들이 상실됐거나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퇴직하고 효지도사(인성지도사) 자격 연수를 받고 일선 학교를 방문하여 인성 강의를 해 왔다. 내 교직에 있었을 대는 거의 성인이 다 된 고등학생들만이 교육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천후가 되다시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대상으로 다양해졌다.  

물론 연령대가 꼬마 초등학생에서 성인으로 갈수록 인생을 많이 알고 성숙돼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꼬마들한테서 엿볼 수 있었던 순수성이나 천진난만함, 진실성의 그 참모습은 나이가 들수록기대할 수가 없게 되었다. 못내 아쉬움뿐이다.  

사람은 세상에 순수한 존재로 태어나 세월의 그림자에 묻혀가며 신체적 성장을 해간다. 아울러 내적인 것도 익어가는 성숙으로 여물어 간다. 사람의 한평생이라는 세월은 인간의 외적 내적 성장의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 심신이 바람직하게 변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간은 가변적인 존재라 대부분이 속화되면서 어렸을 때나 성장기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바람직한 참모습들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인간성 상실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문득 순간적으로 고교 과학시간에 학습했던 < 질량불변의 법칙 >이 스쳐가는 엉뚱한 생각으로 떠올랐다.

우리 인생살이 과정에서 어렸을 적 순수한 마음으로 살았을 때나 따뜻한 가슴으로 정을 나누며 바람직하게 살았을 그 시절의 마음이나 인간성을 코팅 처리하여 < 질량불변의 법칙 >으로 살아봤으면 좋겠다.

 인간성 상실을 막아보자는 생각에서이다. 바람직하고 좋은 인성을 오래오래 지니고 살고 싶어서 이리라. 화학 반응에서 나오는 < 질량 보존의 법칙 >은 이러하다. 화학반응의 전후에서 반응물질의 전 질량과 생성물질의 전 질량은 같다는 법칙이다.

1774년 프랑스의 화학자 A.L.라부아지에에 의해서 발견된 것인데, 물질이 화학 반응에 의해 다른 물질로 변화하여도 반응 이전 물질의 모든 질량과 반응 이후 물질의 모든 질량은 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는 법칙이다  

우리 사람도 외형은 어린이가 할머니나 할아버지로 변됐더라도 내면의 바람직했던 따뜻한 마음이나 양심 같은 것은 변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나 아빠와 결혼할래.> 하는 우리 손녀가 할매가 돼도 그 동심만은 < 질량불변의 법칙 >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 됐으면 좋겠다.  

김밥장수 정심화 김복순 할멈의 따뜻한 마음이 모든 정치인들의 마음이 되어 한라에서 백두까지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김수환 추기경의 자비와 사랑이 세계 지도자들의 마음이 돼 지구촌 사람들이 서로의 장갑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질량불변의 법칙> 이 바늘이라면 따듯하게 사는 가슴과 양심은 그를 따라다니는 실이 됐으면 좋겠다.   

 

사진 김용복 극작가
사진 김용복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