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敗,명언과 현실의 간극
失敗,명언과 현실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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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1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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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BK경제연구소

서점에 가면 실패와 관련된 책들을 쉽게 찾을수 있다.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을 가진분들은 금세 공감하고 지갑을 연다. 그중에서도 실패와 역경을 영웅적으로 극복해 재기하는 과정은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비참함에 머무른 사람들의 이야기,특히 재기에 실패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좌절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은 아름답게 기억하지만,정작 우리는 꽃길만을 걷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는 비참할수록 아름답다'라는 명언이 탄생한 배경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언만큼 아름다울까?

다소 가벼운 소재로 시작하자면,'공부와 다이어트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다'라는 농담이 있다. 그러나 공부의 실패,다이어트의 실패가 구조적이라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것을 단순히 개인의 역량부족과 불운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여기 실패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CEO들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년 생존율은 27.5%로,여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안타깝게도 해마다 64만여개의 업체가 실패의 아픔을 곱씹으며 그늘속으로 사라진다.
폐업시 평균부채는 3억 5천만원으로 완제되지 못한 부채는 고스란히 기업인의 신용불량으로 연결된다.소중한 사회적 자산인 기업인의 사업의지와 실패경험이 새로운 창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적어도 창업에서 만큼은 '실패한 사람의 과거는 비참하지만 아름다워질수 없을지도 모른다.'

실패와 재창업의 구조화된 단결을 끊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9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7전 8기 재도전 생태계 구축방안'을 제시했다. '실패 부담 완화','혁신 재창업 지원'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정책안은 고무적인 세부추진방안들을 담고 있다. 정책 금융 기관의 장기 부실채권과 관련해 8만여명의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연대보증의 주홍글씨를 제한하는 등 실패비용을 최소화시켰다.신용회복과 재창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1+1 재도전 프로그램'도 신설되었다.

그러나 정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가장 근본적인 개선은 실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다. 사업실패를 이해하고 용인하는 문화,더 나아가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9월에 열린 '2018 실패 박람회'는 주목할 만하다. 일상에서 흔하게 찾아오는 실패의 경험처럼 사업실패도 이해하고,재도전을 격려해야 한다. 명언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

장민영 IBK경제연구소장
장민영 IBK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