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 인간이 되면서 얻은 선물
새벽형 인간이 되면서 얻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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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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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소영 수필가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 하세요~”

새벽 5시.

나를 깨우는 알람소리다. 몇 달 전부터 요가를 배우러 가기 위해 새벽 5시면 기상을 한다. 처음엔 남편의 권유로 남편은 수영을, 나는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50대로 접어드니 몸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40대부터 하루가 다르게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아니 이상이 아니라 노화다. 그러다가 50대로 접어드니 이젠 정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겠다고 절실히 느껴졌다. 그렇게 나와 남편은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우린 가까운 지역문화센터로 운동을 다니고 있다. 지역주민으로서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지역의 시설과 혜택을 잘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꽤 만족하고 있다. 이렇게 새벽운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몰랐던 것을 몇 가지 알게 되었다.

새벽에 운동을 하러 나와 보니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알았다. 아침잠이 많았던 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새벽 일찍 밖에 나올 일이 없었던 것이다. 일터로 나가기 위해 태우러 올 차를 기다리고 있는 일용직 아저씨들. 그 아저씨들에게 아침을 제공하기 위해 새벽부터 문을 연 식당 아주머니의 바쁜 손놀림, 이른 새벽부터 빵을 굽는 동네 빵집 아저씨. 평소에 바게트 빵을 사러 가면 오후 1시가 넘어야 빵이 나온다는 아저씨한테 “좀 더 일찍 구워서 빨리 나오게 하면 안돼요?” 라며 불평불만을 할 때마다 “바게트는 다른 빵을 굽고 난후 맨 나중에 구워야 해서 그래요” 라며 미안해 하셨다. 내가 도대체 빵집 아저씨께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정말 나의 어리석은 행동에 미안함이 물밀 듯 다가온다. 김이 솔솔 새어나오는 떡집,  순찰하는 경찰 아저씨,  

이른 새벽부터 개를 산책시키는 젊은 청년. 아마 그 청년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을 하는 모양이다. 처음엔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았고 많은 이들이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눈물이 나기도 했다. 지금은 같이 새벽을 여는 동지로서 그들을 볼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든다. 또 하나는 요가를 하면서 알았는데 정말 나는 운동이 필요한 근육빵 사람(근육이 제로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가를 하면서 바로 누워서 머리를 들 수 없는 나를 발견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 나의 몸은 정말 노랫말처럼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요가 선생님이 하라는 동작을 따라 하기엔 뭐 하나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몇 달을 하니까 또 몸이 따라 해지더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 안 되고 피곤하고 여기저기 몸이 더 아프고 하더니 지금은 하고 나면 개운하고 안 하면 오히려 몸이 찌뿌둥하다.  

요가는 월, 수, 금요일에만 간다. 그렇다고 다른 요일에는 좀 늦게까지 자느냐? 아니다. 다른 요일에도 똑같이 새벽 5시에 일어나 혼자 짧은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며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요즘 나는 이렇게 하루를 연다.  무엇이든 그냥 얻는 건 없다. 애플의 팀쿡도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도 버락 오바마, 벤저민 플랭클린, 마가렛 대처 등도 모두 새벽 형 인간이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노력을 통해 얻는 것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전쟁터에 나가기 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요가와 명상으로 몸과 정신을 워밍업 시키고 그날 해야 할 일을 미리 적어서 그대로 행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나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새벽 형 인간이 되면서 얻은 소중한 선물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사람들을 사귀면서 최대한으로 노력하는데 인생에서 좋은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여태 본 적이 없다.                   - 앤드류 매튜스 -  

 

사진 김소영 수필가
사진 김소영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