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김정은
핵과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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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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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홍기/ 좋은 감리교회 원로목사, 수필가

 북한의 핵은 김정은에게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요 통치수단이며 버팀목이다. 또한 북한의 회담방식은 유훈이며 전가보도(傳家寶刀)요 금과옥조(金果玉條)다. 

북미 핵 회담의 시작은 1994년 김일성 주석과 빌 클린턴 대통령 때부터 시작되었다. 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 핵동결 대가로 경수로 2기 및 중유를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은 핵 확산 금지조약(NPT)에 완전복귀와 모든 핵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허용, 핵 활동 전면동결 및 기존 핵시설 해체를 약속했다. 하지만 북한은 제네바 합의가 플루토늄을 통한 핵 개발 중지를 명시했다는 점을 노리고 비밀리에 성능이 다른 고농축 우라늄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른바 2차 북핵 위기다. 

그 후 6자 회담을 통해 2008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NPT 및 IAEA 복귀를 약속했지만 1년도 안 되어 2009년 4월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에도 미국은 양자 회담을 제안하고 대북 경제지원을 약속했지만 다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단절하고 이른바 전략적 인내로 선회했다.   

김정은은 조상들이 구사했던 꼼수와 지연전략을 신의 한 수라고 믿고 그대로 답습하면 언젠가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김정은의 속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미국의 볼턴이다.  

그는 과거 이라크와 파키스탄 전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지난번 하노이 회담의 얼개 그림도 그가 짠 것이라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그가 안보 보좌관으로 있는 한 과거처럼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은 이젠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은 일괄 타결이고 북한은 살라미(쪼개기) 방법이다. 

북한의 살라미 전략은 비핵화 시늉으로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경제지원을 받고 현 체제를 건드리지 않고 관광 특구와 경제특구를 지정하여 외국 자본을 끌어들인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미국은 26년 동안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경험하였기에 이젠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1994년부터 9년 동안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주고 석유를 제공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경험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국에 한국은 북한에 대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을 통해 경제 협력을 하겠다고 감성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미국은 대북제재 고삐를 더 단단히 조이고 있는데 우리는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하니 엇박자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 국무부에서는 한국 외교관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관한 말을 하려면 오지 말라고 하였다고 전한다. 대미 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정부는 북한의 환상에서 속히 깨어나야 한다.  

독일을 통일한 비스마르크는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교훈을 얻고 현명한 자는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는다고 하였다.   

현 정부는 그간 경험을 하였으니 이젠 역사를 통하여 교훈을 얻길 바란다.   

 

사진 김용복 극작가
사진 김용복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