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통닭은 없었다!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지금까지 이런 통닭은 없었다!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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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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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효정 Photographs 유승현 Illustrator 이신혜 / IBK기업은행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수원의 대표적인 음식을 말하라면 단연 왕갈비와 통닭이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이 소재로 사용되면서 수원 통닭거리를 찾는 이도 늘었다.
왕갈비와 통닭, 예측이 쉽지 않은 둘의 조합은 우리를 행복한 상상에 빠트리고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반전매력
수원시 팔달구에는 수원의 명물인 통닭을 맛볼 수 있는 ‘수원 통닭거리’가 있다. 오래 전부터 수원 통닭거리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해 수원의 관광 코스로도 손꼽는다. 통닭거리에는 진미통닭이나 용성통닭, 장안통닭 등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통닭집과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새내기 통닭집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다. ‘통닭 맛이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하기에 십상이지만 가게마다 다른 비법으로 닭을 손질하고, 튀기고, 소스를 만들어 낸다. 같은 닭을 튀겨도 맛이 똑같을 수 없는 이유다.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01 - 수원 남수문 앞에서 뭉친 수원지점 먹방 4인방
통닭은 닭고기를 통째로 굽거나 튀긴 요리로 표면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까지 가지고 있어 성별이나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 받는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통닭의 의미는 조금 남다르다. 드라마 <별그대>로거세졌던 ‘치맥 열풍’에 이어 ‘치소(치킨+소주)’, ‘치소맥(치킨+소주+맥주)’, ‘치콜(치킨+콜라)’까지 얼마나 통닭을 좋아하면 대부분의 주류나 음료를 섭렵했을까 싶을 정도다.
19세기 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참기름으로 통닭을 튀기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한국인이 통닭을 즐겨 먹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며 통닭은 시장이나 식당에서 가마솥에 기름을 부어 튀기거나 전기식 구이 기계에 굽는 방식으로 판매하며 대중화되었다. 튀긴 통닭은 표면이 바삭하고 기름기가 배어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닭은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좋고, 불포화지방산을 가지고 있어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을 예방한다.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02 - 영화 <극한직업>의 인기로 수원왕갈비통닭을 먹기 위해 찾은 손님들
수원왕갈비통닭의 신흥 강자, ‘남문통닭’
수원 통닭거리에는 많은 통닭집이 있지만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하는 곳은 드물다. 남문통닭 김경재 사장은 2년 전 왕갈비 맛을 내는 통닭을 손님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일반적인 왕갈비 양념에 통닭 튀김옷과 잘 맞는 비법소스를 추가한 레시피를 개발했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냉랭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영화 <극한직업>의 인기로 수원왕갈비통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메뉴를 다시 게시했다. 남문통닭이 영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수원 통닭거리 한편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맛과 전통을 가진 근처 가게와는 전략적인 차별화를 둬야 했다. 수원왕갈비통닭을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통을 고수하면서 그 외에 색다른 요소를 집어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쇠 가마솥에서 통닭을 튀기는 방식은 그대로 하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수제맥주를 자체적으로 개발했고, 치킨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빵을 통닭 위에 얹어서 드렸어요. 또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수원왕갈비통닭은 가게마다 갈비맛 소스를 개발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남문통닭은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소스를 준비한 까닭에 어느 곳보다도 빨리 손님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죠.”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03 - 말로만 듣던 남문통닭의 비장의 무기, 치킨버거
04 - 수원지점 직원들이 추천한 남문통닭의 야경

"남문통닭은 통닭을 주문하면 햄버거 빵도 나와요.
치킨집에서 먹는 버거라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지 않나요?
여기에 맥주까지 곁들이면 환상의 짝꿍이죠"

옛날통닭이 그리워 수원 통닭거리를 찾는 사람들의 향수를 외면하지 않는 전통성은 기본이요, 젊은 사람들의 문화나 취향까지 고려한 남문통닭. 수원왕갈비통닭 덕분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김경재 사장은 하루 100마리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이유는 그날 공수한 신선한 재료로 손님들을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수원까지 왕갈비통닭을 드시러 오기 쉽지 않잖아요. 온라인으로 고객들의 요청을 많이 받았어요. 운 좋게 백화점에도 입점이 확정되었어요.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이벤트처럼 판매할 계획입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수원 애경백화점, 강남 현대백화점에서 조만간 수원왕갈비통닭을 맛볼 수 있을 거예요.”
그는 남문통닭이 손님들에게 “맛있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한다. 통닭을 먹으면서 이벤트나 게임도 진행해서 더 생동감 있고 유쾌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모르는 사람들도 서로 함께 먹고 즐기다 보면 이 공간이 행복으로 가득 찰 것 같기 때문이라고.

통닭을 맛있게 먹는 방법
“수원시에서는 특산품인 왕갈비와 통닭을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게 하려고 다양한 홍보 활동을 했어요. 산재해 있던 통닭집을 한곳에 모아서 통닭골목을 형성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수원에 오면 화성행궁을 구경하고 왕갈비나 통닭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05 - 옛날통닭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김가영 대리
전병선 지점장(수원지점)이 수원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음식인 왕갈비와 통닭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수원은 그가 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에 지역과 음식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지인들이 수원에 방문하면 왕갈비를 대접하고,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는 통닭을 즐겨 먹었다. 대부분 진미통닭과 용성통닭을 찾았지만,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영화<극한직업>에서 소개된 수원왕갈비통닭을 맛보기 위해서는 남문통닭을 방문한다. 수원지점 직원들도 수원왕갈비통닭은 처음 먹어본다며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기대감을 표현했다.
정다경 계장은 “평소 간장이나 양념 치킨의 살을 찢어서 밥 위에 올려 먹는데, 왕갈비통닭도 밥과 함께 먹는다면 너무 맛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다경 계장을 바라보던 김가영 대리가 치킨과 함께 나온 빵에 칼집을 낸다. 이후 샐러드와 치킨의 퍽퍽한 살 부분을 빵에 넣어 치킨버거를 완성한다.
“남문통닭에서는 통닭을 주문하면 햄버거 빵도 나와요. 치킨집에서 먹는 버거라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지 않나요? 여기에 맥주까지 곁들이면 환상의 짝꿍이죠.”
남문통닭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바로 남문맥주(에일)와 북문맥주(라거)다. 수제맥주의 깊은 맛을 느끼고 싶기 때문인지 북문맥주보다 남문맥주가 더 인기 있는 메뉴다.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06 - (왼쪽부터) 김인원 과장, 김가영 대리, 전병선 지점장, 정다경 계장이 통닭을 들고 크로스!
“맥주도 좋지만, 옛날통닭 특유의 퍽퍽한 살코기를 먹다 보면 금방 질릴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살코기를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서 치킨 무와 한입에 넣고 먹어요.”
전병선 지점장이 통닭을 맛있게 먹는 자신만의 비법을 직원들에게 전수한다. 그러자 김인원 과장이 덧붙인다.
“통닭은 뜨거울 때 먹어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문통닭에서 옛날통닭을 시키면 조각내지 않고 한 마리가 그대로 나와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통닭을 뜯어서 먹는 재미는 알 만한 사람들은 아마 다 알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수원하면 ‘통닭’보다 ‘왕갈비’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왕갈비보다 통닭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외 활동하기 좋은 봄, 지인들과 치맥 한 잔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왕갈비와 통닭의 환상 조합, 수원왕갈비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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