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효 화백의 작품세계
박공효 화백의 작품세계
  • 성낙원 기자
  • 승인 2022.06.14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복/극작가, 예술평론가
김용복 평론가
김용복 평론가

시나브로 회원들의 전시회에 박공효 작가는 봄에 핀 철쭉꽃을 그려 출품하였다. 호숫가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철쭉꽃만 보고 그린 그림이었다.

매화와 벚꽃이 지는 4월 중순, 우리나라 대부분 호숫가에는 봄꽃의 대미를 장식할 철쭉이 그 도도하고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그러나 박공효 화백의 그림에는 철쭉꽃만 화사하게 피어있는 것이다.

철쭉꽃은 붉은 꽃잎의 영산홍, 흰 꽃이 피는 백철쭉, 진한 보랏빛의 대왕철쭉 등 다양한 색의 철쭉이 있는데 박 화백은 붉은 꽃잎의 영산홍만 화폭에 담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쉬웠던 것이다. 이왕이면 널따란 호숫가에 수백 마리의 비단잉어가 뛰노는 장면과 어울려 피어있는 그림을 그렸더라면 화려한 색채로 장관을 이루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그런데 박 화백은 보는 관점이 달랐던 것이다.

그는 가녀린 여인이었던 것이다. 보는 관점이 섬세하고, 그 섬세한 관점을 붓 끝에 담아 자기 만족을 채웠던 것이다. 그래서 봄과 철쭉을 사랑해서 화폭에 담은 이유를 겨울의 어려움을 견디고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는 대견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화폭에 옮겼다고 말 할 것이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우리 인생들을 대변이라도 하듯 가르침으로도 다가오기도.하는 철쭉. 박 화백은 목련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잎보다 꽃잎을 수줍은 듯이 먼저 내놓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그런 목련은 꽃을 피우기도 전 서리가 올 때가 있어 꽃잎이 떨어지는 황량함을 보기 때문에 우선 순위가 철쭉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박공효 화백의 봄과 철쭉
박공효 화백의 봄과 철쭉

그런데 철쭉꽃은 다른 봄꽃에 비해 금방 지지않고 절정을 유지해 그동안 코로나19거리두기로 즐기지 못했던 봄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철쭉꽃의 꽃잎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보라, 박 화백이 방점을 찍어 그린 철쭉꽃의 화려한 자태를. 정물화의 극치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철쭉은 진달래과에 딸린 낙엽 관목이다. 진달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진달래와는 달리 철쭉은 잎이 먼저 피고 꽃은 그 다음에 핀다. 철쭉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전국 각지의 산에 많이 나지만 인공에 의해 호숫가나 아파트 둘레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산에 저절로 나는 것에도 철쭉나무산철쭉 등 종류가 많이 있다. 철쭉의 키는 2~5m쯤이며, 잎은 거꾸로 세운 달걀 모양이고 가지 끝에 돌려나기로 난다. 깔때기 모양의 꽃은 꽃잎의 끝이 다섯 갈래이고, 분홍색·노란색·흰색·빨간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일본·만주에 분포한다.

진달래꽃은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도 하나, 철쭉은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으므로 개꽃이라고도 한다. 산에 나는 철쭉의 줄기는 조각의 재료나 땔감으로 쓰이고, 잎은 약재로 쓰인다.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기도 하고, 온실에서 가꾸는 원예 품종도 많다.

아마도 박 화백의 철쭉꽃은 온실에서 가꿔지는 철쭉을 그렸으리라. 만나고 싶다. 만나서 철쭉꽃을 화폭에 담은 이유를 들어보며 차 한 잔 나누는 여유를 갖고 싶다. 그게 언제일지는 몰라도.

박공효 화백
박공효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