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야 끝난것이다
끝나야 끝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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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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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종국

한 쪽에서는 일방적일지는 몰라도 기다림이 있다. 기다림에는 그만한 인내가 필요하다. 

다른 한 쪽에서는 뜻을 이룬 듯 만남이 있다. 만남에는 설렘이 동반한다. 기다림과 만남 그리고 인내와 동반이 삭막하고 답답한 삶을 보다 푸근하게 감싸기도 하고 털어내면서 위안으로 받쳐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마저 없었으면 힘겨움에 지치고 찌들어 모래알 같은 막막함에 희망이라고는 없어 퍽 쓰러지듯 주저앉기 십상이다.   

때로는 그럴 거라는 좀은 막연하더라도 명분이라도 있어야 가뭄에 한 방울 이슬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어려움을 딛고 희망의 앞길을 담아내는 출구로서의 활력소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캄캄한 밤 망망한 어둠의 바다에서 한 줌 불빛이 들어오는 등대의 역할이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안쓰러워보여도 지난날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내다보며 기대를 걸고 꿈을 담으며 기다림에서 오늘을 시나브로 이겨낸다.   

한겨울 기습적인 추위보다 오히려 겨울이 끝날 무렵 으스스한 것이 꽃샘추위라며 더 추위를 느끼기도 한다. 실제 온도는 훨씬 높은데 체감온도가 다르다. 마음이 너무 성급했나 보다. 마음만 서두르며 긴장이 풀어졌다. 마음이 농간이기도 하다. 마음이 줏대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밥이 다 될 무렵이면 시장기를 더 느낀다. 배고픔이 확 밀려든다. 불과 몇 분을 끝내 참지 못해 성급해진 것이다,    산행을 하여도 그렇다. 가파른 비탈을 땀 뻘뻘 흘리며 아주 힘겹게 오르는 길보다는 힘 덜 들이고 펄펄 날듯이 내려오는 길에서 더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나는 일이 많다. 

이제는 끝나간다는 안일함에 그만큼 긴장이 풀리면서 은근슬쩍 얕잡아보는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어디 이들 뿐만 그렇던가. 매사가 그럴 수 있다.그래서 마무리가 더욱 중요하고 힘들기도 하다. 이처럼 끝마무리가 될 무렵이 조심스럽다.   

미처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나면서 얄팍한 속을 훤히 드러내거나 다된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다 끝난 것으로 여겨 서둘러 마음이 풀어진다. 일상에서도 그렇다. 음식을 나르다 넘어지거나 마지막 순간에 그만 놓치면서 엎어버리기도 한다. 먹어야 먹은 것이라고 한다. 

직장에서 승진한다고 소문이 파다했는데 발표를 보니 아니다. 마지막에 뒤바뀐 것이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사 끝나야 끝난 것이라고 한다.  

 

사진 김용복 극작가
사진 김용복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