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고 스포츠구단과 시민 결집
지역연고 스포츠구단과 시민 결집
  • 도움뉴스 기자
  • 승인 2019.07.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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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민우 아성산업개발 대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중에는 이 나라 이 민족에게 분열이란 없다.

여야가 없고, 남북이 없고, 동서가 없다. 그저 한민족이란 민족의식만 생생하게 살아있을 뿐이다.

그래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초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남과 북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기회를 틈 타 정치적 이벤트를 성사시킨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동계올림픽이 얼어붙었던 남북을 화해의 마당으로 이끌어 민족대화합의 기회를 마련했던 것이 좋은 사례이다.

그래서 국제적 대형 스포츠 행사는 경기 이외의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를 남긴다. 어색하고 서먹한 사이의 긴장을 풀어주고 서로 손을 잡게 해주는 것은 스포츠만한 것이 없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의 국제행사가 국민의 마음을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지역 연고제로 운영되는 각종 스포츠 구단의 운영은 지역민의 마음을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적어도 지역연고 구단을 응원하면서는 조건 없는 애향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역기능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지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스포츠가 활성화 돼 있는 국가에서 프로구단의 지역연고제도는 일반화 돼있다.

프로구단의 연고지역 제도는 이미 정착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부정적 기능보다 긍정적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구단을 비롯해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지역연고 구단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경우 대전뿐 아니라 충청권 전역을 연고지로 하고 있어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고,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며, 연고지가 가장 광범위 하다 보니 한화이글스는 여러 지역연고 프로구단 중에도 맏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단 한 번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역민들은 한화구단에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을 보내고 있다.

다른 구단의 열성팬들도 한화구단의 팬들이 가장 충성도가 높고, 조건 없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전시티즌의 경우, 대기업의 후원을 받지 못한 채 시민구단 형태로 운영되다보니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경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우수 선수를 확보할 여력이 안 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대전시티즌에도 아낌없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한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에 힘입어 대전시티즌은 재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해나가는 것이 힘든 상황이지만 면면히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시티즌을 아끼는 열성팬들의 충성도 역시 다른 어떤 구단의 열성팬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프로구단은 이처럼 팬들의 애정을 기반으로 존립 근거를 갖는다.

한화이글스는 충청권 전역을 연고로 하지만 사실상 대전에 모든 기반을 두고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론트 등 관계자 대부분이 대전에 거주하고 있고,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인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주경기장으로 한다. 홈경기의 대부분을 대전에서 소화하고 있다.

대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화이글스와 같은 명문 프로구단이 대전을 연고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한화구단은 대전시민의 마음이 갈라질 때마다 그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니 연고 프로구단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라도 시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다. 프로구단의 성적은 늘 롤로코스트를 탄다.

수년째 바닥을 헤맬 수도 있고, 그러다가 갑자기 비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성적을 유지하든 팬들은 조건 없는 애정을 보낸다. 그것이 진정한 지역연고 프로구단을 아끼는 마음이다.

아무리 공부를 못해도 내가 낳은 자식을 미워하는 부모는 없다. 프로구단과 지역 팬들과의 관계는 바로 그런 관계이다. 조건이 필요 없다. 무조건적인 애정이 존재할 뿐이다. 그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껴야 한다.

대전시민을 비롯해 충청지역민을 하나로 결집시켜주는 한화이글스 파이팅! 대전시민의 영원한 자랑 대전시티즌 파이팅! 그들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